여름방학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나는 이미 지쳐 있었다. 두 아이를 하루 종일 집에서 돌보고, 출강까지 병행하다 보니 몸도 마음도 바닥까지 내려앉았다. 남편은 당직 근무로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날이 많았고, 나는 혼자서 두 아이를 감당해야 했다. 피로가 쌓여 입안이 헐고, 작은 일에도 예민해졌다.
모모는 요즘 동생에게 유난히 거칠게 굴었다. 툭 치고 지나가 놓고도 “나는 안 했어”라며 시치미를 뗐다. 동생은 오히려 첫째를 감싸주고 품으려는 성향이 강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다.
그날 밤, 안방 침대에서 두 아이가 놀고 있었다. 나는 거실 의자에 앉아, 오늘만큼은 조용히 넘어가길 바랐다. 그런데 문득 시선이 닿은 순간, 모모가 동생을 툭 치는 장면을 직접 보았다. 동생은 아무 말 없이 모모를 바라봤고, 오히려 상황을 덮으려는 듯했다. 순간, 내 안에 쌓여 있던 감정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속이 끓으면서도 애써 눌렀다. 그날은 내 한계도 무너졌다.
“네가 이래서 ADHD 약을 먹어야 하는 거야!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나 해? 너 때문에 엄마가 얼마나 지치는지 알아?” 그토록 두려워하던 말, 절대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말을, 아이에게 쏟아내고 말았다. 모모는 억울하다는 듯 더 크게 화를 냈고, 동생은 조용히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이들이 잠든 밤, 나는 안방에 혼자 앉았다.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심장이 요동쳤다. ‘나는 왜 또 이렇게밖에 못했을까. 아무리 아이를 이해하려고 해도, 결국 나는 내 감정에 휘둘리고 만다. 엄마로서, 사람으로서, 나는 왜 이렇게 약할까.’ 늘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했다. 내가 더 참고, 내가 더 힘들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날 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하루만이라도 모모의 뇌로 살아볼 수 있다면, 내가 지금처럼 쉽게 화를 내고, 쉽게 상처를 줄 수 있을까?’
나는 아이가 느끼는 혼란과 억울함, 그 복잡한 마음을 진짜로 이해해 본 적이 있었을까.
다음 날 아침, 나는 모모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모모야, 어제 엄마가 너무 화가 나서 너한테 상처 주는 말을 했어. 미안해. 엄마도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 때가 있어. 하지만 엄마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아.” 모모는 말없이 고개를 돌렸지만, 나는 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그 순간, 내 마음 어딘가에 작은 균열이 생겼다.
‘나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지만, 실수하고 후회하면서도 다시 아이와 손을 잡고 함께 성장하는 엄마이고 싶다.’
힐링맘코치의 빛말테라피
* 감정이 폭발하기 전, 잠시 멈추세요.
방을 나와 창문을 열고 깊이 숨을 들이마셔 보세요. 바람이 스쳐가는 그 순간, 마음속 폭풍도 잠시 잦아듭니다. 짧은 휴식만으로도 가슴속에 맺힌 긴장이 풀릴 수 있어요.
* 실수한 뒤에는 진심을 담아 사과하세요.
“엄마가 실수했어. 감정이 너무 커서 너한테 상처 주는 말을 하고 말았어.” 그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속에 깊은 위로가 됩니다. 부모도 실수할 수 있다는 걸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솔직한 마음을 전해 보세요.
그날,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배웠다. 실수하고 후회하면서도, 다시 손을 잡으면 그게 사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