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회피하고 싶은 프리랜서 준비생

온전한 프리랜서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을 거치는 중입니다

by 안나 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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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유튜브 알고리즘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키워드는 바로 ‘취업 회피생’이다.


3월 초, 4학년 복학생이 된 나는 조금 대학교 졸업반이 됐다는 사실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동기였던 친구들이 하나둘 졸업을 하고 신입생 친구들과 함께 출석부 이름이 호명될 때 특히 더 그렇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밥 먹을 때 내가 게임 방송이나 좋아하는 유튜버의 브이로그를 시청했는데, 요즘은 취업 썰을 푸는 유튜버들의 영상을 주로 찾아본다. 분명 나는 몇 개 안 찾아봤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내 유튜브 알고리즘은 ‘취업’, ‘청년실업’ 등으로 가득 찼다. 어느 분야의 일을 하고 싶은지는 대략 정해졌지만 어느 직무로 일을 하고 싶은지는 아직 모호하다. 사회에 나가 어떤 역할을 맡고 싶은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게 과연 옳은지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존재했다.


약 한 달 전, 교보문고에서 주최하는 송길영 작가의 강연에 다녀왔다. 그 강연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했을 당시는 AI가 활개 치는 시기, 과도기를 거쳐 가는 세상에서 청년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던 때였다. 그러다 우연히 광고 알람에서 송길영 작가의 광화문 강연 소식을 접했다. 송길영 작가 역시 ‘취업’만큼이나 내 유튜브 알고리즘에 자주 등장하던 이였기에 혼자만의 내적 친밀감을 안은 채 강연 참여 신청 버튼을 눌렀다. 물론 강연에 참석하기로 마음먹은 건 ‘경량 문명’이라는 키워드의 영향도 크다. 당시 송길영 작가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학자였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 사람이 말하는 미래 시대를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쩌면 그때의 나는 현 상황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강연을 다녀오고 난 후 깔끔하게 정리될 줄 알았던 나의 고민은 지하 땅굴을 파고들 만큼 오히려 깊어졌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예술’로, 그것도 ‘프리랜서’로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해답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 아직 나의 머릿속 고민조차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들리는 AI와 경량 문화는 흡수되지 못한 채 그대로 내 머릿속을 통과해 나갔다.



나는 프리랜서로 성공하고 싶어.

나와 같은 문예창작과에 재학 중인 동기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열에 아홉 정도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대학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신입생 시절, 드라마 작가로 성공하고 싶다고 말한 친구조차도 요즘 같은 시대에 프리랜서는 조금 어렵지 않냐며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괜히 나는 내가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도대체 언제부터 예술로 프리랜서를 한다는 결심은 ‘현실 감각 떨어짐’으로 변한 걸까. 현실과 동떨어진 진로는 꿈꾸는 것조차 금지된 것일까. 프리랜서로서 예술을 꿈꾸는 것조차 망설이게 만드는 사회 구조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취업을 하든, 프리랜서를 택하든

가닿고자 하는 꿈이 청년의 생계를 위협하는 구조라면, 그건 분명 개선할 필요가 있다.


#취업 #청년 #프리랜서 #쉬었음청년 #청년실업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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