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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좋은 점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by 아나벨

서울은 바글바글 사람이 너무 많아, 복잡하고 차도 많고 공기도 안 좋고,,,


나도 서울에 살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내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당연했고, 그로 인한 복잡함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사람이 많으니 복잡하고 그 사람들이 차를 한 대씩 몰고 다니니 당연히 차도 많고 그 차가 뿜어내는 매연 또한 기본옵션.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내가 찾는 '사람'이라는 존재도 그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있는 건 아닐까?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요즘은 다들 혼자이지만,

그래도 빈곤 속에선 하나의 찬스조차 가질 수 없다는 것이 내가 시골생활을 하며 느낀 것이다.

혼자인 게 좋다고 말하지만 복잡함 속의 고요를 원한 것이었던 것은 아닐까? 고요함 속에서 함께할 동지, 한두 명의 동지가 필요했을까?


"내 이야기를 공감해 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어.

요즘은 다들 결혼 안 하고 싱글로 그렇게 잘만 산다고 하는데,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갖은 사람이 많다고 뉴스에서 걱정이라고 하는데 왜 내 주위엔 그런 사람이 없는 거야?"


일탈을 원하는 것일까?

내가 속한 곳에서 벗어나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다. 정제된 '사회인'이 아닌 그냥 나.

그런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아, 이런 생각은 아주 어릴 적(?) 20대부터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때는 그렇게도 외국에 나가고 싶어 했는지도 모르겠다. 뭘 그렇게 정제되게 생활하고 있고, 일탈하는 나라고 뭐 그렇게까지 타락천사마냥 그런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난 왜 계속 낯선 곳으로 가고 싶은 것일까? 그렇게도 숨기고 싶은 내 모습이 뭘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또 뭘까? 그건 아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싶어 하고, 지금과는 조금 다른 미래를 꿈꾸는 그런 나를 쑥스러워하기 때문인 듯하다...


예전엔 서울에서 외국생활을 꿈꿨다면,

지금은 시골에서 아무도 모르는 서울생활을 꿈꾸며, 이런 날것의 나의 모습대로 그대로 세상과 마주하고 싶다. 서울은 나에게 그런 곳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도 주말이면 서울에 와서 혼자 카페에 앉아 글을 쓰나 보다....

남산타워가 잘 보이는 서울의 어느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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