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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도파민 중독자입니다.

꼭 ‘서울’이어야만 하는 것인가?

by 아나벨


“넌 아직도 젊구나.”

그렇다. 나는 40대에 진입했지만, 젊다. 왜 아직도 에너지가 넘치는지 나도 내가 신기할 정도로, 나는 빨빨거리며 to do something 하는 것을 좋아한다. 1편부터 읽었다면 나에게 두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길 것이다. 첫 번째는 도대체 무엇을 하며 놀고 싶은 것인가?, 두 번째는 꼭 ‘서울’이어야만 하는 것인가?

첫 번째 질문은 너무 할 말이 많아 잠시 패스하고,

두 번째 질문의 답을 해본다면,





서울에서 주말을 보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처음엔 나도 시골에서 to do something을 하였다. 안 해본 것이 아니다. 시골에 정착할 그 당시엔 나에게도 빛나는 계획이 있었고, 밝은(?) 미래가 있었... 나, 미래까진 모르겠다. 아무튼, 나에게도 이곳에서 잘 적응하고 살아보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정착 후 시골집 꾸미기에 열을 올렸다. 주택 외벽에 페인트를 칠하고 데크에 그림을 그리고, 잔디를 (직접) 깔고, 주말마다 아주 바쁘게 지냈었다. 주말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모르게 할 일이 태산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한 해, 두 해 지나가며 놀이에서 일로 느껴지기 시작하며 점점 소원해졌다.

나는 놀고 싶었다.



시골에서 할 수 있는 놀이가 무엇일까? 나는 원래 책 읽기를 좋아하니 이 공기 맑고 할 일 없는 시골에서 책을 엄청 많이 읽어보자. 도서관에 있는 책을 다 읽어주리라 (참고로 시골 도서관은 작다) 다짐하며 책을 읽었다. 방을 독서에 최적화 되게 바꾸고, 맛있는 원두를 구입해 향이 좋은 커피도 한잔 내리고, 독서 시작!... ing, 그다음은... 채워지지 않는 이 감정은 뭐지?

좋은 책을 읽은 후에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책을 읽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다른 사람도 그런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 나는 책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했다. 아니, 그냥 사람이 필요했다.

“시골에선 자만추가 불가능하잖아요.”

40대 싱글 여성에게 시골 생활이란, 단절을 의미한다는 것을 이곳에서 몇 년을 살아보고 알게 되었다. 남자가 문제가 아니라, 동성 친구조차 만들지 못하는 이곳. 그들만의 세상에 나는 언제나 ‘외지 사람’이었다.

조금 쿨하고 나와 잘 통하는 동지(?)를 찾아 나는 시골에서 조금 떨어진 도시로 길을 나섰다. 당연히 그곳에도 아는 사람이 없으니 인터넷을 통해 가입한 ‘독서 모임’ 참가 목적으로...


평일에 한 번씩 독서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나는 퇴근 후 서둘러 모임장소에 갔다. 차로만 4-50분을 운전해 모임장소에 도착하고, 1시간 정도의 독서 모임 후 다시 집으로 귀가.

처음엔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웠는데, 이것도 한두 번이지, 모임의 질(이라고 표현하긴.. 좀.. 죄송하지만) 대비 왕복 2시간 가까이의 노력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다. 다른 모임을 찾자니, 그 '도시'라고 말할 수 있는 곳조차 모임이 몇 개 없는 터라. 나의 사람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지는 못하였다.

기왕이면 좀 더 쓰자. 서울에 가보자!



평일엔 꿈도 못 꾸지만, 주말에 서울에서 할 수 있는 모임을 찾아보았다.

그렇게 나는 함께 놀 사람을 찾아 서울 주말 나들이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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