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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관리자가 힘든 3가지 진짜 이유
지난번에 '중간관리자란? 중간관리자의 8가지 역할'에 대해 포스팅했는데요.
회사에서는 모든 직급이 각자의 힘듦이 있지만, 오늘은 중간관리자가 힘든 진짜 이유 3가지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위로는 수직 문화, 아래로는 수평문화, 이중잣대 속에서 업무 하기
회사 다닌 지 5~10년이 정도 되면 팀장 역할을 맡게 됩니다. 팀원도 생기고 일도 확장되고, 의욕적으로 팀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요즘 중간관리자들은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며 일해야 해서 힘들어하는데요.
지금의 중간관리자는 회사 초년생 때는 솔직히 윗사람이 까라고 하면 까는 수직적이고 관료적인 문화에서 일을 했고, 자기 계발을 위해 퇴근을 상사보다 일찍 하면 안 됐었고, 또 상사의 심기를 다방면에서 거스르면 안 되는 그런 문화 속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들은 그 과정에서 부당함을 느꼈지만, 맞서 봤자 자신만 손해였고, 자신이 어느 정도 조직에 맞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다행히 시대가 바뀌었고, 조직에서도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추구합니다. 솔직히 저는 개인적으로 수평적인 조직문화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기에 '서로 존중하는 조직문화'라는 말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뭔가 수평적이라면 사장이랑 신입이랑 같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러지 않잖아요.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연차가 높고 직급이 높은 사람이, 연차가 낮고 직급이 낮은 사람을 존중으로 대하니까 저는 존중하는 문화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두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수평적 문화라고 계속 지칭하겠습니다.
아무튼 밀레니얼 세대도 자신의 가치와 취향이 확고하고, 개인의 성장과 워라밸에 많은 가치를 두기에 무조건적으로 회사에 충성하지도 않고, 상사의 말을 전적으로 따르지도 않습니다. 물론 이는 경력 환경이 바뀐 부분도 큽니다. 예전에는 개인의 미래를 회사가 책임졌다면, 더 이상 그런 회사가 없기 때문에, 각자도생 해야 하기 때문이죠. 밀레니얼들은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맞다고 혹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등 과거의 조직 구성원들이 보이는 업무 태도와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중간관리자도 점점 더 변하고 있는 수평적인 조직문화, 워라밸을 지향하는 조직문화의 방향이 좋다고 생각하고 그런 문화에 적응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겁니다. 일부 회사에서는, 중간관리자의 윗선인 상사(임원, CEO)가 수직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말로는 수평적인 문화를 지향한다 하는데, 실질적으로 중간관리자에게 요구하는 행동은 수직적인 문화 속에서 하는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상사가 중간관리자에게 일을 시키는 과정 등이 수직적인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상사의 의견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건 토를 단다고 생각해서 기분이 나빠할 수도 있고, 상사인 자신이 그 일에 대한 어떤 비전 제시 없이 그냥 일을 시키면서, 중간 관리자가 그냥 열심히 하기만을 바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보다 일찍 퇴근하면, 열심히 일을 안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겉으로는 존중하는 척 하지만, 결국은 자기 마음대로 하는 그런 상사도 '일부' 있습니다. 행동은 그렇지 않은데 그렇게 스스로는 수평적이라고 착각하는 그런 상사들이 '일부'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중간관리자에게는 팀장으로서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라고 지시합니다.
그리고 아래에서 조직 구성원들은 수평적인 문화를 추구하기에, 그 문화에 맞게 행동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간관리자는 참 힘들게 됩니다. 위에서는 수직을 강요하고, 아래서는 수평을 외치니 중간에서 참 죽을 맛입니다. 그리고 중간관리자도 수직적인 문화에서 일을 해왔기 때문에 수평적인 문화에서 어떻게 리더로서 행동해야 하는지 잘 모를 수도 있고요.
예를 들어, 중간관리자는 위에서 받은 일은 팀원들을 관리하며 함께 헤쳐나가면서도, 초과되는 업무는 고스란히 스스로 짊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기한 내에 그 일을 처리하지 않으면, 그리고 성과를 내지 않으면 위에서의 평가가 나빠지고, 초과되는 업무량을 팀원들에게 푸시한다면 직원의 워라밸도 챙겨주지 못하는 무능한 상사, 꼰대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로는 수직, 아래로는 수평적인 문화를 고려하며 일해야 하기에 참 정신적으로도 고단해집니다. 그런 역할을 하라고 돈을 더 준다고 하지만, 팀장 수당이 없는 회사도 많습니다.
현실에서는 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무 자르듯 철저히 나눠질 수 없기에, 만약에 일이 많이 남았다면, 팀장이 남는 일을 정리하고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팀장으로서 최종적으로 팀의 일을 책임져야 하기에, 위를, 아래를 모두 탓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끼였다고 표현을 해야 할까요? 중간관리자는 책임감을 가지고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합니다.
2. 새로운 일을 많이 배우면서 팀장 역할 하기
과거에는 기존에 해 오던 업무를 계속 잘하면 승진도 하고, 퇴직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으로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기존의 내 업무가 속한 산업에서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기술, 툴, 채널을 배우고 발굴하고 활용하며 업무를 진행해야 합니다.
더욱이, 그러한 새로운 기술을 팀원들과 함께 새로 배우며 진행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팀장도 그 새로운 업무를 배우는 단계이지만, 팀원들이 그 일에서 잘할 수 있도록 관리까지 해야 하니 참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분야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구글, 페북 등의 광고를 기획, 제작해서 태우고, 얼마 정도의 비용을 써서 어떤 효과를 낼 것인지 등을 측정합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비용을 효과적으로 조절해서 최고의 효율을 내야 합니다. 그렇다면 구글 광고, 페북 광고 툴을 배워서 활용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로스 해킹에 대한 이해와,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며, 그에 대한 또 다른 툴들도 배워야 합니다. 유저가 어떤 홈페이지에 얼마나 머물고, 어떤 콘텐츠를 오래 봤고, 어떤 페이지에서 나갔고 등을 분석해서 그것을 기반으로 다시 마케팅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구글 애널리틱스 등 분석 툴을 다루는 방법도 알아야 합니다.
사실, 주니어 때는 뭐든 배우면 신이 나고, 일을 배우고 잘하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되지만, 10년 차 이상이 되면 새로운 것을 다시 처음부터 배우고, 다시 그것을 마스터 하기는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지만, 그 업무만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업무도 하고, 다른 사람 일도 관리하면서 그걸 배우면서 마스터하기란 참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죠.
그리고 팀원들과 새로운 업무를 같이 배우기 시작하면, 팀원이 그 부분에 대해서 더 잘 할 수도 있고, 그러면 팀장은 또 자신의 위신이 떨어진다 생각해서 불안함을 느낄 수도 있겠죠.
사실 팀장이라는 역할이 일만 잘해서 되는 건 아닙니다. 산업에 대한 통찰력, 오랜 시간 쌓인 업무 경험에서 오는 바이브, 위와 아래를 가교 역할을 하는 의사소통 능력, 전체적으로 업무 계획을 세우고 전략을 짜고, 관리하며, 추진하는 능력 등 다양한 역량이 있기 때문에 중간관리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런 역량이 있더라도, 새로운 일을 잘 모르면 참 일을 위임하기도 애매하고, 위임했다 한들, 내가 그 일에 전문성이 없으니 관리하는 부분도 좀 애매할 때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임원 회의 때도 그 일에 대해 말할 때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죠.
그 부분이 업무의 한 부분이고, 팀장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대세에 지장이 없으면 괜찮은데, 지장이 생기기 시작하면 문제가 커지게 될 수 있으니, 팀장도 계속해서 새로운 업무를 학습해야 하는 것이죠.
이제는 어떤 관리 능력만 길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맞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배우면서, 팀장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서도, 참 그게 현실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어려운 것 같습니다.
3. 정치가 업무보다 중요해지는 시기
정치가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다른 말로 하면 people skill 인 것 같아요. 사람들과 어떻게 잘 의사소통하고, 함께 협력하며 일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주니어 때는 어찌 보면 '일'만 잘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과장 이상이 되면서 '일'만 잘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주니어 때는 '일'을 잘하는 것이, 회사에서 그 사람을 평가하는데 비중이 크지만, 점점 올라갈수록 정치 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회사를 떠나게 될 수도 있고 승승장구하게 될 수 있습니다.
정치력에 대해서 중요한 포인트를 살펴보면 3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1)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능력
2) 상사, 부하, 동료 관계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역량
3) 상사, 부하, 동료와 잘 지내는 대인관계 스킬
이런 3가지 포인트가 잘 버무려져서 정치력, 피플 스킬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기회를 포착한다는 것은 회사에서 산업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기회를 보거나 관련해서 내가 올라갈만한 기회나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들을 잘 포착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회들은 내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산업의 분야에 대해 계속해서 공부를 하고 있거나, 회사 내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포착할 수도 있습니다.
또 그런 기회를 잡기 위해서 상사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겠죠.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상사에게 자신이 하는 일, 자신의 팀이 하는 일이 회사의 비전과 어떻게 align 되고, 회사가 성장하는데 어떻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어필하는 게 필요하겠죠. 또 새로운 기회가 보이면 '이러한 부분이 필요한 것 같은데 제가 해보겠습니다. 이에 이런 자원이 필요합니다'라고 자원해서 일을 할 수 있고요. 이런 부분은 상사(CEO 혹은 임원)한테 '이 사람은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 중 하나'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큰 일을 맡겨줄 가능성도 커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만, 내 팀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성과를 통해 상사가 그 회사에서 더 잘 나가도록 align 될 수 있게 일하는 것이 필요하겠고요.
부하직원에게는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그들의 업무 성장을 도우며 함께 팀으로 성과를 만들어 나가면서,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서로 협력하며 윈윈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능력이 아무한테나 있는 게 아니잖습니까?
어떤 사람들은 일은 잘하는데, 그냥 묵묵히 합니다. 그러면 위에서 알아줄까요? 절대 절대 안 알아줍니다. 처음에는 과거에 없었던 성과를 내니까 알아줄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잘하니까 그냥 잘하는 게 기본이고, 앞으로는 중간만 해도 욕먹습니다. 열심히 해서 중간만 해도, 열심히 안 했다고 생각한다니까요.
그러니까 중간관리자는 항상 상사에게 이야기를 해야 해요. 아까 말한 것처럼, 우리 팀이 이런 목적으로 이런 일을 하고, 이런 성과를 냈고, 이건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사에게 세련되게 어필해야 합니다. 징징대는 게 아니고요. 그리고 그렇게 계속 상사와 이야기를 하면, 회사의 방향이나 다양한 부분에서도 정보를 들을 수 있고, 그것을 또 자신의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 혹은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할 수 있겠죠.
어쨌든, 중간관리자가 되면 이제 일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 상사에게 나의 성과와 성장을 어필해서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드는 세련된 커뮤니케이션 스킬, 상사가 잘되는 걸 도와주면서 일하는 능력, 아래 팀원들을 아우르는 능력, 타 팀과도 매끄러운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 등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부족하다면, '왜 나는 올라가지 못하는가'를 고민하는 날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할말하않.
모든 중간관리자 분들 파이팅!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