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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엄마가 됐습니다! 꺄악!
저는 40주가 지났는데 아이가 나올 기미가 없었는데요. 아이가 3.2kg 정도 됐는데 의사 선생님이 더 크면 자연 분만 할 때 힘들 수 있고, 양수도 줄어들고, 40주가 다 차서 유도 분만을 하자고 해서 하게 됐습니다. 저도 주수가 지나니까 빨리 낳고 싶었거든요. 유도분만이란 인위적으로 약물을 써서 진통을 유발해서 아이가 나오도록 하는 거에요.
처음에는 제가 노산이기도 하고 진통도 무섭고, 가족들 모두 아이 낳을 때 아프고 고생하지 말라며 제왕절개를 이야기해서 저도 제왕절개를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제왕절개 수술 날짜까지 정해놓고,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차이를 열심히 알아보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제왕절개도 아픈건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아이한테는 자연분만이 더 좋고, 산모의 회복도 자연분만이 더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흔히 제왕절개 고통은 수술 후에 할부이고, 자연분만의 고통은 낳을 때 일시불이라고 하는데 둘 다 안 해봤으니 뭐가 좋은지 잘 판단이 안 섰지만, 둘 다 아프다면 자연분만을 시도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제가 제일 두려웠던 것이 자연분만을 하면서 아플 것 다 아프고, 제왕절개를 하는 시나리오였는데, 의사 선생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자연분만 진통 자체가 의미가 없는 과정이 아니라는 말에 자연분만을 결심했습니다.
11월 3일 - 40주 4일
생리통처럼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가진통이 오고 있었습니다.
11월 4일
오후 4시 30분
입원을 하고 대기실에 누워서 유도분만을 위해 입원했습니다. 대기실 들어가기 전에 회음부 열상 주사 설명 듣고 맞기로 결정했습니다. 출산할 때 회음부를 절개하는데 열상 주사를 맞으면 이후에 덜 아프다고 해서요. 그리고 수액을 맞기 위해 주사기를 팔목에 꽂는데 좀 아팠습니다. 태동을 관찰하기 위해 모니터링도 계속하네요. 한 번은 아기 심박수가 한번 확 떨어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오후 5시
추후에 무통 주사를 맞으려면 새우 자세로 엎드려서 등에 작업을 합니다. 등에다가 놓아야 하나 봐요. 그래서 뭘 꽂고 하는데 조금 아프고 무서워서 눈물이 났습니다. 남편이 일하고 늦게 와서 혼자 맞았는데 어찌나 서럽던지 ㅠㅜ
오후 6시 30분
죽만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출산 전 마지막 식사를 죽으로 먹었습니다.
저녁 7시
간호사가 내진을 했고 이미 자궁문이 2센티가 열려 있었습니다. 이슬이라는 걸 처음 봤는데 피가 살짝 나오는 걸 이슬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녁 8시
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질정제를 넣었습니다. 질정제만으로도 진통이 유발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진통이 더 시작됐고, 아기 심장 박동수가 떨어지고 불안정해서 한 시간쯤 뒤에 뺐습니다. 이후 진통이 30분 간격으로 엄청나게 아프게 오기 시작했습니다.
11월 5일
밤 12시
자궁이 3센티 열렸고, 10분 간격으로 진통이 엄청나게 아프게 와서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새벽 1시 반
4센티가 열리면서 대기실에서 가족 분만실로 이동했습니다. 5분마다 진통이 느껴져서 너무너무 아팠습니다. 관장 후 무통 주사를 외쳐서 무통을 맞았더니 진통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무통 쵝오!
새벽 3시 30분
5~6센티가 열렸고, 두 번째 무통 주사를 맞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무통 천국!
아침 7시 30분
촉진제를 쪼금 맞고 7~8센티가 열리면서 죽음의 고통이 시작됐습니다. 3번째 무통을 외쳤지만 아이가 많이 스트레스받고 있고 가끔씩 심장 박동수가 떨어져서, 불안정하다고 무통을 안주더라고요. 극강의 고통이 시작됐습니다. 밑이 빠질 것 같은 고통이 시작됩니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데, 제가 아파서 숨을 참거나 소리를 지르면, 아가한테 산소가 잘 안 가서 간호사가 호흡을 일정하게 하라고 해서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무통! 무통! 을 소리쳤지만 계속 거절당했습니다 ㅜㅠ. 너무 아파서 '저 제왕절개 할게요'라고 또 소리쳤지만 오전 9시 돼야 의사 선생님이 온다고 해서 안해주더라고요. 참아야만 했습니다.
이 순간에 남편이 왜 그렇게 꼴 보기가 싫은지. ^^;;;;
나는 아파 죽겠는데 옆에서 심호흡하라는 남편보고 '시끄러워!'라고 소리쳤습니다. (시끄러워의 더 나쁜 말 버전으로다가)
그래도 손 잡아 주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답니다.
오전 8시
양수가 터졌습니다. 그리고 자궁이 8~9센티 열렸습니다.
계속해서 죽음의 고통을 느꼈습니다.
여기서 잠깐! 출산의 고통을 설명한다면!!!
지옥의 고통, 죽음의 고통,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고통입니다. 생리통의 백만 배 되는 고통이면서 막 밑이 빠질 것 같습니다. 진진통이 오면 2분마다 찌르면서 배 안에서 뭔가 뒤틀리면서 아래가 빠질 것 같은 느낌이 옵니다. 배에서 뭔가 유리조각 같은 게 깨질 듯한 느낌도 함께 있고요.
오전 9시
드디어 10센티가 열렸습니다. 의사 선생님도 출근해서;;; 본격적으로 힘 주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죽음의 고통!
다리 들고 힘주고 배꼽 보고 엄청나게 힘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둘 셋 하고 약 10초 동안 힘주는 것을 계속 반복했습니다. 힘줄 때 숨도 잘 못 쉬어요 ㅠㅜ 아오 ㅠㅠ
숨막혀서 이러다가 죽는건가 라는 생각도...
의사랑 간호사가 저보고 힘 잘 준다고 막 칭찬해주고요. 출산 3주 전부터 스쿼트 200~300개를 한 보람이 있더라고요.
오전 9시 28분
아파 죽겠고, 이렇게 힘주는 걸 언제까지 해야 하나 막 힘들어지려고 할 때, 의사가 한 두번 더 힘주면 나올 것 같다고 이야기 해서 있는 힘껏 마지막 힘줄 때 간호사와 남편이 배를 미친 듯이 누르고 아이 탄생 ㅜㅠ
숨 막혀 죽을 뻔했는데 뭔가 느낌이 후루룩;;;; 하면서 나왔습니다.
아기 안겨주고 감격 순간 ㅜㅠ
막 눈물이 나고 신기하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하고, 안 믿기기도 하고요.
오전 9시 30
후처치 후 영양제를 맞았습니다.
오전 10시
자궁이 수축하면서 심한 생리통처럼 아프기 시작해서 진통 주사를 맞았습니다. 이게 훗배앓이라고 합니다. 아이 낳고도 아프다는게 서러워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오전 11시
병실에 입원하고 12시에 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만약에 진통이 추가로 2시간 이상 길어졌다면 제왕절개를 했을 것 같아요. 너무 아파서 더는 못 견딜 것 같았거든요. 의사가 해줬을지 안해줬을지는 모르지만요. 제왕절개를 안 해봐서 수술 후의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 모르지만, 다 끝나고 나니 자연분만이 좋긴 좋습니다. 회복도 더 빠르고 훨씬 덜 아프다고 하네요.
하지만 언제 나올지 모르니까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운동을 많이 해야 합니다. 계단 오르기 혹은 스쿼트 등을 출산 3~4주 전부터 시작하면서 하체 힘을 길러야 힘줄 때 잘 줄 수 있습니다. 저는 계단 오르기는 조금만 하고 스쿼트 열심히 했습니다.
'출산의 고통' 말로만 들어봤지, 얼마나 아픈지 감이 안 왔었는데요.
장난이 아니더군요.
자연분만이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더 좋다고 하지만, 감내해야 할 그 고통은 상상 이상입니다.
진심으로 모든 여자, 엄마를 리스펙 합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렴 ~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