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지옥, 모유 지옥, 우울 지옥, 붓기 지옥, 수면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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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되었습니다.
출산 후 육아는 천국과 지옥이 공존합니다.
천국은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진짜 심하게 귀여워서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아이가 배냇짓한다고 웃어주면 정말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또한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됐던 인생이, 아이에게도 분산되면서 인생에 새로운 의미가 더해지게 됩니다.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는 힘도 생깁니다.
하. 지. 만. 이러한 천국을 누리기 위한 대가는 치러야겠죠?
준비되셨나요?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출산 후 한 달 동안 몇 개의 지옥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답니다. 물론 아이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이 지옥도 함께 겪을지어다. ㅜㅠ
지옥을 거쳐야 기적이 오리니...
100일의 기적...
출산 지옥
지옥이 있다면 출산 지옥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과 함께 영화에 출산 지옥도 함께 넣어야 할 것 같아요. 출산의 고통은 죽음의 고통이니까요.
출산 후 다음 날부터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고 엄청 붓습니다. 살면서 허리가 아픈 적이 없었는데 허리도 엄청 아프고, 편두통도 없었는데 두통이 며칠간 지속됩니다.
남편은 이렇게 이야기해주세요.
'정말 수고했어'
'건강한 아기 낳아줘서 고마워'
모유 지옥
아기를 낳으면 그냥 모유가 나오고, 또 아기가 모유를 잘 먹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모유 자체가 출산 4~5일 이후부터 나오고, 모유의 양도 적으면 늘리는 작업도 해야 하고, 또 유두 모양이 달라서 아이가 먹기 어려운 구조면 또 모유 수유가 어렵습니다.
조리원에서 수유할 때마다, 아이가 가슴을 물지 않아서 매번 씨름하면서 조금이라도 먹이려고 하다가 진심으로 현타가 옵니다. 모유가 아기한테 좋다고 하니 어떻게든 먹이려고 애쓰고, 아이는 울고 ㅜㅠ 그러다가 하루는 눈물이 왈칵 ㅜㅠ 나도 엉엉 울고 ㅜㅠ
'모유 먹이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거였어 ㅜㅠ'라는 생각이 들면서, 영혼이 탈탈 털립니다.
조리원에 모유 수유 전문가 선생님이 있었는데, 가슴 마사지도 받고,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유두 보호기'를 쓰니까 조금씩 나아지긴 했습니다. 첫번째로 모유를 먹일때도 뭔가 감격적이어서 울컥ㅜㅠ
모유양을 늘리려면 유축도 3시간마다 해야 하고, 수유 때마다 물려야 하고 그러다 보면 진이 다 빠진답니다.
이때 남편의 정신적 지지와 멘트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남편은 이렇게 이야기해줬습니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 정 안되면 분유만 먹여도 되니까. 네 정신건강이 더 중요해.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받으면서 먹이는 것보다 엄마가 스트레스 안 받는 게 더 중요하니까.'
아이가 모유를 먹어야 건강하다고 해서 어떻게든 먹여보려고 했는데 정신적 스트레스가 장난이었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 조금은 마음이 놓이면서 '그래, 해볼 때까지만 해보고, 안되면 그때 가서 결정하자'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모유양 늘리려고 보조제도 먹고 하면서 완모(완전 모유만 먹이는 것)를 하는데, 저는 그냥 조리원에서 지금까지 혼합 수유하고 있어요. 잘 안되면 분유로만 해도 되니까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요. 완모 6개월 이상 하는 분들 정말 존경스럽네요.
다행인 건 우리 아기가 분유는 아주 잘 먹는다는 거 ^^;;;
요즘 아주 오동통 합니다.
그래 다 잘 먹고 건강하게만 자라 다오.
우울 지옥
저는 산후 우울증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조리원에 들어가고 이틀 만에 현타가 옵니다;;; 어떤 조리원은 밥 이랑 수유를 공동으로 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하는데 제가 있었던 곳은 각자 개인 생활 하는 곳이라 다른 산모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기는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조리원이 답답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리고 나의 모든 생활 패턴이 아예 아이에게 맞춰야하고, 아직 몸이 회복 안 된 상태여서 아기를 케어하려는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듭니다.
밥 먹을 때 울컥
남편 얼굴 보면 울컥
그냥 울컥울컥 합니다.
산후 우울감(Postpartum Blues)
몰랐는데 약한 형태의 우울감은 출산 후 2~4일부터 시작해서 3~5일에 가장 심하고 2주 안에 나아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85%의 여성들이 겪는다고 하니 저도 그 안에 포함이 되는 게 이상한 게 아니더라고요. 이후 심해지면 산후 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으로 발전될 수 있습니다.
10달 동안 품고 있던 아이와 떨어져서 그런 걸 수도 있고, 호르몬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암튼 우울감이 오긴 옵니다.
몸도 아직 회복이 덜 된 상태에서, 하루 종일 아이만을 케어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의 불어버린 몸과 꾀죄죄한 모습을 보며, 내 커리어, 인생 끝난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혹시나 실수로 아기를 떨어뜨리면 어떡하나라는 비합리적인 생각, 불안 등도 올라옵니다.
남편이 일 끝나고 조리원으로 오면, 얼굴만 봐도 왜 이리 울컥하면서 눈물이 쏟아지는지...
조리원에서 울적할 때마다 펭수 동영상 보면서 웃기도 했답니다. 펭수 고마워 ㅠㅜ
남편의 역할이 여기서도 중요합니다.
'잘하고 있어'
'여전히 예쁘니까 걱정하지 마'
'살은 빼면 되지'
'일도 나중에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야'
이렇게 다정하게 이야기해주면 좀 마음이 괜찮아집니다.
붓기 지옥
출산 후 몸 전체가 땡땡 붓습니다.
얼굴은 호빵맨이 되고, 배는 임신 7개월처럼 뽈록 나와있습니다. 다리는 코끼리 다리 ㅜㅠ
출산하면 배는 들어갈 줄 알았는데 웬걸... 임산부처럼 여전히 나와있고, 이걸 다 빼야 합니다. 몇 개월에 걸쳐 천천히 빠진다고는 하지만 흠...
그래서 마사지는 필수입니다. 저도 출산 전에 조리원 마사지는 비싸서 할까 말까 망설였었는데 무. 조. 건 해야 합니다. 저도 몇 번 받았는데 몸의 피로도 풀리고 부기도 빠지기 위한 기초 작업이 됩니다. 조리원 비용을 아끼더라도 마사지는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받아야 합니다. 제가 산후조리 중에 제일 잘한 것이 마사지받은 것입니다.
남편들은 무조건 마사지를 예약해줍시다!
마사지 쵝오!
수면 지옥
조리원에서는 새벽 수유는 유축해 놓은 모유를 주거나 분유를 부탁하면 거기 계신 선생님들이 알아서 먹여줍니다. 그래서 새벽에 안 일어나도 되는데요.
이제 퇴소 후 집에 와서 리얼 육아 라이프가 시작되는 것이죠. 하루 종일 2~3시간 간격으로 수유 및 유축, 기저귀 갈기, 밥 먹으면 하루가 지납니다. 저는 시댁에서 몸조리 중인데 시어머니가 항상 밥도 차려주시고, 빨래도 해주시니 집안일을 하지 않아도 힘이 드는데, 진짜 집에서 혼자 이 모든 것을 다 해낸다면 백퍼 산후우울증 올 것 같습니다.
새벽에도 2~3시간 간격으로 일어나서 먹여야 하고, 울고 보채면 새벽에 먹이고 달래느라 2시간은 그냥 갑니다. ㅠㅜ 그래서 하루 종일 피곤하고 졸립니다.
3주밖에 안됐는데 영아산통인지... 몇 일동안 밤 12시부터 2시까지 자지러지게 울고 ㅠㅜ 빽빽 소리 지르며 울어서 진짜... 저도 울었습니다. 어제는 진짜 거의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두 시간 동안 미친 듯이 소리 지르면서 우는데, 계속 안고 달래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하도 안고 있어서 허리랑... 어깨가 얼마나 아픈지 ㅜㅠ
열이 없긴 했는데 혹시나 애가 울다가 잘못될까 봐 무서웠어요 ㅜㅠ. 그러다가 제풀에 지쳐서 잠이 들고... 다행히 이후 두 시간마다 깨서 밥 먹이니 다시 자긴 했습니다.
낮에는 천사인데... 밤에 돌변하는 너...
요즘... 밤이 무섭습니다...
오늘은 30분만 울어줘 ㅠㅜ 부탁이야
남편도 평일에 어렵다면, 주말에는 함께 있어주고 함께 달래줍시다.
잠이 부족한 부분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냥 견딜 뿐.
시간이 해결해 주겠죠.
100일의 기적... 아니 50일의 기적이 어서 오길!
아기를 보고 있으면 어찌나 이쁘고 귀여운지 ^^
하지만 그만큼 감내해야 할 일도 많은 것이 육아입니다.
육아의 하루 일과는
먹이고 - 재우고 - 기저귀 갈고 - 먹이고 - 재우고 - 기저귀 갈고 - 먹이고 - 재우고 - 기저귀 갈고
(유축, 집안일도...) 이걸 무한 반복하면 하루가 다 갑니다.^^
초보 엄마 아빠들!
힘냅시다 ^^
견뎌보자 ㅜㅠ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