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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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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Lee Jul 03. 2019

하고싶은 것들을 다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하고싶지 않은 것들은 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PC로 읽으신다면 더 편안하실 거예요. :-)



오늘 아침 문득

브런치에 게재한 나의 글 목록을 살펴보니 '나'에 관련된 제목이 상당히 많습니다.


왜일까 생각하다

나는 내가 스스로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만

온전히 글로 적어내어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인 듯하다고 느낍니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저 스치듯 아는 정보도 모든 것을 다 아는 전문가인 양 했던 적도 있었고

모르는 주제의 대화가 흘러도 모른다고 말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보다

어떤 작가의 무슨 책을 읽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고

괜스레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인것처럼

잘 알지도 못하며 인디영화나 독립영화를 찾아본 적도 있었습니다.

아는 척을 하고 싶었던 게지요.


많은 에너지를 타인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쏟았습니다.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을까요.

누군가 지식을 말하고 똑똑한 사람인냥 하는 것이 그리 멋져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나는 스스로에게 에너지를 쏟으며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부터 바뀌었을까 생각해보니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삶에 꽤나 익숙해진 무렵부터 인 것 같습니다.


서른다섯의 나는 예전에 비해 좀 더 본능적인 사람입니다.

하고싶은 것들을 다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하고싶지 않은 것들은 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남편과의 몸 장난에 눈물이 흐를 정도로 깔깔 거리며 바닥을 굴러다닙니다.

혼자 20분을 운전해 쫄면 한 그릇을 사 먹고 돌아오기도 하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사소한 핑계를 대며 약속을 미루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어린아이처럼 소리 내어 울고 웃지만

이렇게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까지

적지않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기에

나만을 위해 영위하는 이 소소한 일상이

나에겐 깊어짐을 의미합니다.


나는 오늘 조금 더 나와 친해졌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가까워지겠지요.

예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훨씬 더 편안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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