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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Mar 05. 2022

타지에서 아프면 서럽다

병원 진료 예약 하는 방법 

지난달, 스웨덴에 온 이후로 가장 크게 아파 스웨덴의 응급실 천장을 보게 되었다. 간간이 면역력이 약해져 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몸이 굉장히 힘들 때 이따금 찾아오는 질병이 있는데 항생제를 약 일주일 정도 복용하면 금방 낫는 거라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 복용할 수 있는 약을 한국에서 가져왔었다. 학교생활이 바쁘고 여기저기 일을 만들어 뛰어다니느라 내 몸을 잘 챙기지 못했고 약간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그 신호를 간과했다. 미리 한국에서 가져온 약을 먹으면 금방 괜찮아졌을 텐데 내 몸을 내가 스스로 챙기지 못한 탓이다. 


타지에서 살면서 가장 두려울 때가 몸을 다치거나 아플 때인 것 같다. 한국이라면 집 근처에 있는 아무 병원이나 가서 진찰받으면 그만인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내가 스웨덴에서 나고 자랐다면, 스웨덴에서의 삶이 지금보다 오래됐다면 병원을 가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대처하기가 더 쉬웠을 거로 생각한다. 그러나 언젠가는 한 번 거쳐야 할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 혹시나 나와 같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거나 미리 준비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병원 예약하는 법을 공유하기로 했다. 단, PN이 있다는 조건 하에 작성된 글이므로 참고 부탁드린다.




1.  1177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기

https://www.1177.se/Stockholm/

스웨덴에서 질병 관련 모든 문제들을 다루는 기관이 있다. 이 곳에서 1177이라고 부르는데 이 곳은 코로나뿐만 아니라 각종 건강 이슈나 알코올 중독 문제, 사건 사고 또는 어린아이들 그리고 임산부의 건강 등 모든 사항을 다룬다고 보면 된다. 

처음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아래와 같이 사는 지역을 선택하는 페이지가 뜨고 나는 현재 스톡홀름 지역에 거주하기에 Stockholm County를 선택했다.

출처 - www.1177.se 웹사이트

그리고 밑에 Find care 탭을 클릭하면 다음과 같은 선택 항목들이 나온다.

출처 - www.1177.se 웹사이트

나는 Near me를 선택했고 진료 분야로는 health center를 선택했다. 그럼 다음과 같이 내가 방문할 수 있는 주변 모든 병원 목록이 뜬다. 이 중에 가까운 곳을 선택해 온라인으로 예약 시간을 잡을 수도 있고 전화 연결로 예약 시간을 잡을 수도 있다. 또한 영상 통화를 통해 진료를 볼 수 있는 비대면 진료도 제공하는 병원들이 있는데 물론 무료는 아니다.

출처 - www.1177.se 웹사이트


주의 할 점: 모든 병원들이 다 온라인으로 예약 시간을 잡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예약을 잡기 위해선 반드시 Bank ID가 필요하다. Bank ID는 PN을 받고 은행 계좌를 개설했을 때 만드는 건데 우리나라로 치면 약간 공인인증서 같은 방식으로 쓰인다고 보면 될 것 같다.


2.  1177에 전화 걸기

온라인이 편리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상담원을 통해 직접 내 상태를 이야기하고 적절한 대처 방법이나 적합한 의료 기관과의 예약을 잡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건 사실이다. 주의 할 점으로는 1177 상담원을 통해서는 병원 예약을 잡을 수는 없고 내 질병 관련해서 어느 곳을 가야 할지 모를 때 관련 의료 기관에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건강 관련 모든 이슈를 다루기에 상담원 연결이 절대 쉽지 않다. 짧게는 10분 길게는 1시간 넘게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어 인내심이 필요하다.


3.  비대면 진료 보기

스웨덴에 여러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사이트들이 있다. 당시 너무 급해서 여러 사이트를 비교해 볼 시간이 없었지만 내가 직접 이용했던 사이트 한 곳은 doktor.se 라는 곳이었다. 비대면 진료 또한 Bank ID가 필요하다.

https://doktor.se/

사이트에 접속하면 아래와 같이 진료 과목들이 뜨고 본인 상태에 맞는 적합한 진료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그 후엔 자동 상담 창이 뜨는데 대부분 기본적인 질문들이고 차후에 의사 선생님과 대화할 때 구체적인 질문들을 받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출처 - www.doktor.se 웹사이트


진료가 주말에도 가능하다는 점과 어디 어느 곳에서나 의사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비대면 진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하지만 반대로 비대면 진료이기에 한계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내게 필요했던 항생제 처방은 비대면으로 불가능했다. 그래서 보통 비대면 진료는 심각한 상황일 때 사용하기보다는 ‘어디가 아픈 것 같은데 병원까지 갈 정도는 아닌 것 같고..’ 할 때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비용은 다음과 같다.

출처 - www.doktor.se 웹사이트


https://www.visitstockholm.com/live-work/your-life-stockholm/healthcare/ 

위 웹사이트에 게시되어 있는 정보에 따르면 대면 진료든 비대면 진료든 상관없이 진료비는 지역에 따라 보통 100 kr부터 200 kr 사이이고 최대 지불할 수 있는 비용은 300 kr이다.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막대한 비용이 나가는 걸 막기 위해 High-cost protection 시스템이 있는데 1년 동안 최대 지불할 수 있는 비용이 1,100 kr이고 (원화로 약 13만6천원) 이 이상이 넘어가면 무료로 진찰을 받을 수 있다.


4.  응급실 가기 

정말 응급한 상황엔 결국 응급실로 뛰어가야 하는 수밖에 없다. 응급실에 간다는 사실 조차가 두렵고, 긴장되지만, 돈이 항상 부족한 유학생으로서 다행인 건 High-cost protection 시스템이 응급실에도 적용 돼서 큰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든 응급실엔 항상 위급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로 가득해 내 차례가 오기까지 최장 6시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고 하는데 내가 응급실에 간 날은 약 15분 정도만 기다렸던 것 같다. 진료 비용으로 200 kr를 지불했고 의사 선생님을 보고 약 처방받는데 1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이렇게 1분도 안 걸리는 거 차라리 이것저것 찾아보지 말고 바로 응급실로 달려올 걸 하고 후회하는 순간이었지만 이 또한 경험이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응급 상황엔 무조건 112에 전화하거나 응급실로 가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5.  지역 health centre에 등록하기

이 방법을 진작 알았더라면 지난달 아팠을 때 위에 소개된 1번부터 4번까지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됐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다. 혹 시의 상황에 대비해서 또는 정기적으로 의사 진료를 봐야 하는 경우라면 스웨덴에 와서 PN을 받자마자 지역 health centre에 개인 정보를 등록하는 걸 추천한다. 과정도 굉장히 간단하다.

나의 경우엔 근처에 있는 healthcare 시설인 Familjeläkargruppen Odenplan에 등록하기로 했다. 

https://www.flgo.se/


<등록 방법>

1) 우선 위 사이트에 접속해서 new patient 옵션을 클릭해 다음과 같은 서류를 다운 받는다.

출처 - 본인


2) 다운 받은 서류를 프린트해서 개인 정보를 적는다

3) 개인 정보가 담긴 서류를 가지고 직접 의료원에 방문한다. 

4) 11층에 위치한 Reception으로 가서 작성한 서류를 제출한다.

그럼 간호사님께서 아플 때 전화로 언제든지 예약 잡으면 된다고 말씀하신다. 이제 앞으로는 1177에 전화 걸어 언제 연결될지 모르는 상담원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약 처방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른 채 비대면 진료에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 또한 내 몸이 주는 신호에 조금만 귀를 기울인다면 응급실 천장을 또 볼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이토록 간단한 절차이지만 모르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를 방법이라고 생각해 공유 하고 싶었다. 말도 안 통하고 가족도 멀리 있어 가뜩이나 서러운데 병원 가는 것마저도 어렵다면 그 서러움 말로 설명할 수 없고 지금 하는 모든 일 다 내려놓고 다시 내가 익숙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러니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은 찾아서 준비해 놓으면 좋을 것이고 타지에서 살면서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은 저장해 두는게 좋다. 그래도 아프지 않는 게 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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