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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Lee Aug 09. 2022

붙잡은 생각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들:

내 생각과 내 행동

목표 세우기와 도전하기

어디에 에너지를 써야 할지 정하기

자유시간에 뭘 할지 정하기

인간관계 바운더리 설정하기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들:

타인의 의견과 행동들

타인의 평판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

내 노력의 결과

과거와 미래


복잡한 머릿속 생각들을 꺼내 글로 만들었다. 눈으로 확인해 보니 한결 정리가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보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일에 더 신경 쓰고 매달린 건 아닌지, 그래서 지친 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마음대로 안 되는 걸 알면서 자꾸 미련을 갖는 건, 혹시 아직 내 마음대로 할 여지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을까 기웃거리는 집착이다.

바꾸어 버리고 싶은 지난날도, 그리고 앞을 향해 움직이기를 머뭇거리는 지금 이 순간도 지나가고 있다. 단 한순간의 예외도 없이 시간은 흐른다.

힘든 뒷걸음질 대신 편하게 한 발 앞으로 내디뎌 보자.

뒤로 가는 것보다 앞으로 가는 게 훨씬 쉽다.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쏟아진 대화 속 사연들이 별로 놀랍지 않은 순간이 있다.

예전 같으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어봤을 일도 왠지 뻔한 이야기로 느껴진다.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때, 질문이 떠오르지 않을 때, 내가 어른이구나 생각한다.

다음 순간 하고 싶은 말이 생각난다. 그런데 혀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말 한 조각을 나도 모르게 꿀꺽 삼킨다.

괜히 말했다 분위기 망치면 어쩌지. 다들 아는 일인데 뒷북치는 거면 어쩌지.

망설이는 사이 어느새 다른 화제로 넘어가고 만다.

하고 싶은 말을 참을 때, 내가 어른이구나 생각한다.

모임이 끝나고 기분 좋은 나른함과 약간의 피곤함을 느끼며 집에 오는 길이 즐거울 때

나는 내가 정말 어른이구나 생각한다.




살다가 뒤를 돌아보는 것도 앞을 바라보는 것도 꺼려질 때가 있다.

뒤를 보면 내 상처가 아직도 거기 있고, 앞을 보면 다가올 일들이 두렵기만 하다.

그럴 땐 위를 보면 된다.

오늘도 나뭇가지 사이 모자이크 같은 하늘을 쳐다본다. 그리고 숨을 고른다.

안에서부터 새로운 호흡이 생겨나는 느낌이다.

숨쉬기가 새로워지면 다시 앞을 볼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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