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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Lee Nov 29. 2022

아동기는 예술가들과 그 작품에
어떻게 영감을 주는가

 Artists and Childhood

타냐 모운(Tanya Mohn)의 저널 <아동기는 예술가들과 그 작품에 어떻게 영감을 주는가(How Childhood Inspires Artists and Their Art, The New York Times, 2022. 10. 21)>를 읽었다.

이 저널을 읽으며 내가 주목한 것은 '예술가와 아동기'라는 주제 설정 배경과, 예술가들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주려 한 메시지의 내용이다. 아이들이 예술가에게 불어넣어 준 영감, 예술가 자신이 말하는 그들의 아동기가 궁금했다.


보스턴 현대 미술관은 2월 26일까지 전시되는 시각 예술가 40인의 작품을 통해, 아동기 삶의 다양한 면면을 탐구하고 있다.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부터 중견작가들과 떠오르는 작가들까지 20세기, 21세기 작가들의 75개가 넘는 회화, 조각, 사진, 소묘, 영상, 설치미술이 전시된다고 한다. 

이 그룹 전시의 주제는 '새로운 시작: 예술가와 아동기(To Begin Again: Artists and Childhood)'이다. 이 야심 찬 주제는 시각 예술가들이 아이들과 자신의 아동기로부터 어떻게 영감을 얻고 영향받아왔는지를 말해주려 한다.

"아동과 아동기, 그들의 사회적 역할과 존재감, 창의성, 회복탄력성, 궁지에 몰린 상황 등은 수십 년 혹은 수세기의 긴 시간 동안 예술가들의 흥미, 활동, 관심의 원천이 되어 왔습니다." 질 메드베도우(Jill Medvedow) 관장은 말한다. "균등한 교육, 이민부터 팬데믹의 영향까지 아동에 대한 포괄적인 위기감과 더불어, 이 전시는 아동을 새로이 조명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가들에게 묻는 짧은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 아동기가 이야깃거리를 당신의 작품 안으로 끌어오도록  불꽃과도 같은 자극을 제공했다면?


전시는 여섯 가지 소주제로 나뉘어 있다고 한다.

첫 번째 주제 '아이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을 조각해 놓은 작품들 사이를 걸으며 아동기의 감정과 기쁨, 놀이, 상처받기 쉬운 연약함, 회복의 경험들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예술가들이 사용한 많은 기법들을 만나게 된다.

두 번째 주제 '아이처럼 그리다'에서는 아이들의 표현과 상상, 그리고 그들이 창작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설치 미술가 브라이언 벨럿(Brian Belott)은 말한다. "아이들은 말이 안 되는 생각이나 자유로운 조합, 연결되지 않은 생각이나 줄거리가 없는 생각들을 합니다. 그들은 환상과 상상이 이끄는 세상에 살고 있죠. 그들에겐 멈출 수 없는 초월적인 에너지, 격렬함, 분출 같은 것들이 있어요. 자연스러운 힘이죠." 다른 많은 예술가처럼 그 또한 아이들과 같은 무한대의 원초적 희열과 창조의 에너지를 품은 마음 상태를 되살리고 싶어 한다. "아이들은 뛰어난 예술가입니다. 어른들은 이러한 아이들의 자기 탐색에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세 번째 주제 '페이지는 세상이다'는 아동문학과 예술가들의 공헌을 의미한다.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이 쓴 아이들을 위한 전기 <희망은 화살이다(Hope Is an Arrow)>의 삽화로 알려진 에쿠아 홈즈(Ekua Holmes)는 말한다. "저는 아이들의 눈으로,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에 대한 예술가들의 해석이 좋아요." <희망은 화살이다>는 레바논에서 이민 온 후 보스턴에서 보낸 칼릴 지브란의 유년기, 미국에 적응하기 위해 겪은 진통, 예술가가 되어 자신의 작업을 통해 세상을 치료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들이다. 에쿠아는 말한다. "어른들에게 투명인간 같은 존재였던 어린 시절이 기억나요. 당신을 어린이로서 주목해 주고, 당신의 눈을 들여다봐 주고, 당신의 재능을 알아봐 주고, 당신의 소질을 키워 준 사람들은 누구죠? 내가 가장 바라는 건 아이들이 다른 사람 눈에 자신이 보인다고 느끼는 거예요."    

네 번째 주제 '존재로 태어나기'는 주체성, 힘, 아동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복합적인 과정과, 아동이 얼마나 자주 주변화 되는가에 대해 말한다.

다섯 번째 주제 '보살핌의 몸짓'에서는 미술사와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어머니의 이미지는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반면, 아버지나 가사 도우미, 유모들의 이미지를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말하고 있다.

여섯 번째 주제 '방과 후'는 예상치 못한 학습의 여정을 강조한다. 부모의 이혼이나 도자기 제조에 대한 아동용 도서 300권으로 만들어진 설치미술 작품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아동기 연구분야를 특수화시키고 있는 버나드 대 미술사 교수 앤 히고넷(Anne Higonnet)은 말한다. "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는 극단적인 범주의 아동기 경험을 말해 온 예술가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동기의 불안, 공포, 모순과 부당한 사회적, 인종적, 경제적 경험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Tar Beach 2, Quilt, 1990, Faith Ringgold, 사진 Bridgeman Images 


누구나 아동기를 거치며 성장한다. 그리고 누구나 그 시기 대부분의 생각이나 느낌을 잊어버린다.

가끔 어릴 때 좋아하던 만화영화나 장난감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때 난 그런 것들이 왜 그렇게 좋았을까 생각에 잠길 때가 있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보다 만화가 훨씬 재미있고, 옷을 선물 받는 것보다 장난감을 받는 게 더 좋았던 시절. 언제 어떻게 어디로 그 시절의 많은 기억들은 가버린 걸까.

마크 오스본(Mark Osborne) 감독의 애니메이션 <어린 왕자(The Little Prince), 2015>에서, 청년이 된 어린 왕자는 소녀를 만나기 전까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모두 잊은 채 평범한 생활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생계로, 경쟁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동안 놓아버린 어린 시절. 그리고 내 마음속 어린 왕자도 떠나간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무의식 어딘가에 남아 우리 온 생애에 걸쳐 꾸준히 영향을 미친다.

그때처럼 거침없고 자연에 순응하며 무엇이든 만들어내고 싶어 하는 마음 상태를 소망한다. 여과되지 않은 감정들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하듯, 그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다시금 글을 써보고 싶다.

어딘가 있을 아이 때의 나와 지금 나와의 연결고리를 찾아 그들이 서로를 알아본다면, 내 안에서 별처럼 빛나던 무수한 생각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    


https://www.nytimes.com/2022/10/21/arts/design/childhood-artists-boston.html?searchResultPositio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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