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Many Languages Could a Child Speak?
랜덜 먼로우(Randall Munroe)의 저널 <아이들은 얼마나 많은 언어를 말할 수 있을까?(How Many Languages Could a Child Speak?), The New York Times, 2022. 6. 14)>를 읽었다.
이 저널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언어로 말하는 것을 들으며 자란 신생아들이 나중에 그 모든 언어를 말하게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언어학자의 의견이 담긴 글이다.
아이들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언어를 배운다. 여러 언어에 노출된다면 그들은 두 가지 혹은 여러 가지 언어를 사용하며 자라게 된다. 이런 환경이 아주 드문 것은 아니며, 세계 대다수 아이들이 여러 언어를 들으며 성장한다는 것이 언어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이들이 수십 개 혹은 수백 개의 언어 환경에서 자란다면 어떨까? 가상의 국제 기차역에서 전 세계의 승무원, 승객들과 돌아가며 상호작용하면서 성장하는 올리버 트위스트 유형의 캐릭터를 상상해볼 수 있다. 이 아이는 이 모든 언어를 다 사용할 수 있게 될까?
아마 아닐 거라고, 언어 습득을 연구하는 싱가포르 난양 대학 발달심리학자 수지 스타일즈(Suzy J. Styles)는 말한다.
한 가지 걸림돌은 시간이다: 많은 언어에 노출될수록 각각의 언어에 노출되는 시간은 줄어든다. 만약 1년에 365가지 언어를 배운다면 각 언어를 하루 이상 접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근본적인 과정 또한 빠져 있다고 스타일즈 박사는 말한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가이다. 아이는 주변의 모든 걸 무작정 다 빨아들이는 스펀지가 아니다. 그들은 세상에 주의를 집중하고 감정과 생각을 발달시키는데, 이것이 그들의 학습에 큰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자극을 받습니다," 스타일즈 박사는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보통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가장 커 보이는 언어를 사용하도록 고무됩니다."
만약 모르는 여행자가 낯선 언어를 사용하며 기차역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면 아이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아이슬란드어나 고대 마노스어를 쓰며 매우 멋있게 등장한다면 모두가 고개를 돌려 바라볼 것이고 아이 또한 그럴 것이다.
새로 온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재미있어 보이면 아이들은 언어가 근사하고 언어를 아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관심 있고 따라 하고 싶은 사람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인다.
다시 말하면, 많은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 언어 환경에 노출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타일즈 박사는 말한다. "언어 밀집도가 높기로 특별히 잘 알려진 곳이 파푸아 뉴기니의 고원 지대입니다. 몇 가지 근접한 언어들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이곳의 큰 사회적 장점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아이들은 폭넓고 다양한 언어로 유창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아이가 다양한 언어를 습득하기 바란다면 많은 언어에 노출되도록 하되, 이 언어들이 배우고 싶게, 심지어 쿨하게 보이도록 하는 게 좋다.
지금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뭔가를 쿨하게 보이게 하는 방법을 아직 터득하지 못했다는 필자는, '어떻게 언어를 멋져 보이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아끼며 이 저널을 끝맺는다.
미국인들이 쓰는 일상의 언어를 효과적으로 배우는 방법은 미드 보기라고 한다. 나도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시트콤 <프렌즈(Friends), 1994-2004>를 보기 시작했다.
많은 시트콤 중 <프렌즈>를 선택한 이유는 누군가 나를 보고 <프렌즈> 속 캐릭터인 피비와 모니카를 섞어놓은 듯하다고 말해줬기 때문이다(훗날 아이들이 커서 <프렌즈>를 보길래 이 이야기를 했더니 박장대소에 눈물까지 흘리며 맞다고 했다. 심지어 내가 엉뚱한 피비 쪽에 더 가깝다나. 칭찬은 아닌 것 같다).
등장인물이 궁금해서 보기 시작한 <프렌즈>를 시작으로 좀 더 깊이 있는 드라마를 보게 되기까지,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해도 적어도 외국어로 드라마를 보는 데 거부감이 없어졌다는 것만으로 도움이 되었다. 특히, 선망하고 닮고 싶은 캐릭터를 발견하면 그의 말투를 따라 해 보기도 하고, 그를 통해 나 자신을 곰곰이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영어를 익히기 위해 강의를 듣고 책을 읽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제일 재미있었던 건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며 그 속의 캐릭터를 관찰하는 일이었다.
말이 트이기 시작하는 만 2-3세 이전까지 아동은 주변 사람의 언어를 듣고 관찰하고 저장한다. 이러한 인풋 과정에서 모방은 중요한 언어 습득의 수단이 된다.
어른들의 언어 습관과 아이와의 상호작용이 아이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넌지시 알려주는 저널이라고 생각했다.
평소 아이를 잘 관찰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여 언어 교육과 연결시켜 준다면 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재미있어야 한다.
https://www.nytimes.com/2022/06/14/science/children-languages-randall-munro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