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도서교환대 5

by Anna Lee

저녁에 비가 오려는지 눅눅한 공기가 집 안까지 가득 차 있었다.

미카는 거실 창문을 열고 녹차를 만들었다.

주방 카운터탑 앞에 앉아 랩탑을 열고 온라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들어갔다. 수업 비는 시간에 학교에서 해도 되지만, 그보다는 조용한 집에서 하는 편이 집중하기가 훨씬 쉬웠다.


30분짜리 동영상을 반쯤 봤을 때, 그녀는 문득 아까 들고 온 책 생각이 났다.

"어디다 뒀더라" 혼잣말을 하며 그녀는 현관문께로 갔다. 책은 신발장 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하얀 바탕에 빨간 장미 그림이 있는 책 표지가 그녀 눈에 뛰어들어왔다.

그녀는 책을 집어 들고 카운터탑 앞으로 돌아왔다.


두 페이지쯤 읽었을까, 무심코 뒷장을 넘겨보던 그녀의 손이 멈칫했다.

책 중간쯤 노란 포스트잇이 붙어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포스트잇을 떼어냈다. 종이에는 주소 하나가 적혀 있었다 ⎯ 3981 Seton Street.

시티 이름은 없었지만 그녀는 이 동네 주소일 거라 생각했다. 언젠가 산책하다 본 듯한 길 이름이기도 했다.

누군가 바삐 적은 듯한 글씨가, 미카는 어딘지 낯설지 않다고 느꼈다.

'책 주인의 주소일까?' 생각이 든 순간 그녀는 갑자기 그런 자신이 몹시 낯설게 느껴졌다. 전에도 도서관에서 빌린 책 틈에서 가끔 낙서나 작은 그림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처럼 호기심이 생기기는 처음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주소가 적힌 포스트잇을 그대로 책갈피에 끼워두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 지명, 사건은 허구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장소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