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교환대 8
1년 전 산드리나는 줄리안을 잃었다. 싱글맘으로 살며 키워온 아들이었다.
그녀는 고등학교 동창과 9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남편은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사무실 동료와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산드리나는 그 사실을 알고 나서도 남편을 설득해 부부상담까지 받으며 결혼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남편의 마음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둘은 이혼에 이르렀고, 줄리안의 양육권은 산드리나가 갖게 됐다.
줄리안이 첫돌이 채 되기 전 일어난 일이었다.
그 후 그녀는 두어 번 남자친구를 사귀기도 했지만 결혼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남편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며 남자에 대한 신뢰도 함께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더 이상 남자와 가정을 이룰 자신감이 남아있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러는 사이 줄리안은 무럭무럭 자라났다. 혼자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했던 그녀의 걱정을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줄리안은 흔한 음식 앨러지 하나 없이 건강하게 자랐다.
남편의 배신으로 생긴 마음속 앙금이 줄리안을 볼 때마다 조금씩 녹고 있음을 그녀는 느꼈다.
줄리안의 대학 첫 여름방학을 그녀는 자신의 고향이자 부모님이 살고 있는 플로리다에서 함께 보내기로 했다.
줄리안은 플로리다에서 지내는 동안 라이프가드로 일하고 싶어 했다. 고등학교 마지막 학기에 따놓았던 라이프가드 자격증을 활용해 용돈도 벌고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산드리나는 언제나 그랬듯 아들의 생각을 지지해 줬다. 뼈아픈 후회로 남을 줄은 꿈에도 알지 못하고서.
줄리안의 소식을 휴대폰 너머로 듣던 그날은 구름 한 점 없이 쨍하게 맑은 날이었다. 지금까지 산드리나가 살아온 날 중 가장 완벽한 날씨였다. 그녀의 가장 아름다운 사람과 이별하기엔 너무 아름다운 날이었다.
일 마치는 대로 일찍 돌아와 바비큐 파티 준비를 돕겠다던 줄리안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날 줄리안은 안전수칙을 어기고 깊은 물로 들어간 아이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가 아이를 데리러 물에 들어갔을 때 아이는 이미 허우적대기 시작했다. 줄리안은 아이를 구해 뒤따라 들어온 동료에게 넘겨주었다고 한다. 줄리안의 동료는 무사히 아이를 데리고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당연히 뒤따라올 줄 알았던 줄리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건 아이의 의식이 돌아온 후였다.
줄리안은 그 바다에서 심정지와 저체온 상태로 발견됐다. 즉시 응급처치를 했지만, 그의 맥박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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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 지명, 사건은 허구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장소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