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교환대 7
며칠 후 주말이었다.
미카는 비가 그친 오후에 산책을 나섰다. 땅은 아직 군데군데 젖어 있었지만 바람은 몹시 상쾌했다. 다행히 오후와 밤엔 비 소식이 없었다.
처음부터 작정을 하고 나온 건 아니었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어느덧 3981번지 집 쪽을 향하고 있었다.
어차피 늘 다니는 산책 코스니 별로 이상할 것도 없지 생각하며 그 집 앞에 거의 다 왔을 때였다. 어디선가 강아지 한 마리가 미카에게 달려왔다. 비글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미카의 무릎으로 뛰어올랐다.
"쿠키!" 보호자인 듯 보이는 여자가 강아지를 부르며 헐레벌떡 쫓아왔다.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그녀는 얼른 강아지를 붙잡아 리드줄을 채우며 미카를 향해 말했다. "뒤뜰에 잠깐 풀어놨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데려온 지 얼마 안 돼서 그래요. 정말 미안해요."
여자는 옅은 갈색머리에 그보다 짙은 갈색 눈동자를 갖고 있었다. 웃을 때 눈가뿐 아니라 콧잔등에도 살짝 주름이 잡혀 상냥한 인상을 주었다. 리드줄을 채울 땐 몰랐는데 미카보다 한 뻠 정도 키카 커 보였다.
"괜찮아요. 강아지 좋아해요... 근데 이 집에 살아요?" 미카는 3981번지 집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집을 한번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근데 이 동네 살아요?"
"노스힐 초등학교 건너편 아파트에 살아요."
"아, 거기 알아요. 이웃이네요." 그녀는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산드리나예요."
"미카예요." 그녀가 내민 손을 잡으며 미카가 말했다.
그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자연스럽게 같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동네 이야기, 치솟은 물가 이야기를 하며 둘은 두 블록쯤 같이 걷다 헤어졌다.
산드리나는 밝고 친절했다. 길지 않은 대화 속에서 그녀의 부모님이 플로리다에 살고 있고, 거기 머물다 여섯 달 전에 돌아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헤어지며 그녀는 자신이 일하는 도서관 행사에 미카를 초대하기까지 했다. 이 근방 출신으로는 꽤 유명한 작가의 사인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책도 사고 다과도 즐기고 로컬 도서관 발전에도 기여하라며 그녀는 쿠키를 데리고 멀어져 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카는 다시 책과 주소 생각을 했다. 집 주소를 알고 있었다고 말하면 산드리나가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미카는 책에 대해 물어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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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 지명, 사건은 허구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장소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