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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Lee May 26. 2022

미국의 총격 사건

유밸디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어제 텍사스 주 유밸디라는 작은 타운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19명의 어린이와 2명의 교사가 숨졌다.

범인은 18  에이저로, 자신의 할머니에게 총격을 가한  초등학교로 향했다. 학생과 교사들을 향해 총을 난사한 그는 경찰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뉴욕 버펄로의 식료품점에서 10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희생된 총격 사건으로부터 불과 열흘 후에 벌어진 일이다. 게다가, 올해는 코네티컷 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20명의 어린이와 7명의 교사가 희생된 총격 사건이 있은 지 꼭 10년이 되는 해이다.


미국에서 십여 년을 사는 동안 수많은 총기 사고들을 접해 왔다.

자고 일어나면 거의 매일 미국 여기저기에서 일어난 총기 사고에 대한 뉴스들을 볼 수 있었다. 가끔 걱정이 되어 연락하는 서울 지인들의 반응보다 훨씬 무뎌진 나 자신을 깨닫고 살짝 놀란 적도 있다. 그만큼 미국의 총기 사고는 너무 자주, 너무 많이 일어난다.

CDC(미 질병 예방통제 센터)에 의하면,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미 전역에서 약 4만 3천 건의 총기 사고가 일어났고, 그중 2만 5천 건 정도는 총기를 사용한 자살이었다.

GVA(미 총기 관련 사고 통계기관)에 따르면, 2021년 총기 사고로 하루 54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NPR(National Public Radio)에 의하면, 올해 들어 다섯 달 동안 무려 27건의 학교 총기 사고가 발생했다.


몇 년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둘째 아이에게서 알게 된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별로 말이 없던 아이 하나가 친구의 어깨를 툭 치며 말한다. "화장실로 빨리 가. 그리고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마."

무슨 뜻일까. 왕따를 당하던 그 조용한 아이는 친구가 화장실에 간 사이 학생들을 향해 총을 난사한다. 자신의 친구를 위한 경고였던 것이다.

이러한 무서운 농담들이 미국 고등학생들 사이에 예사로 회자된다. 매일 학교에 가야 하는 내 아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걱정된다.

미국 아이들은 친구 집에서 자고 오는 슬립오버를 자주 하는데, 부모들은 아이들이 밤새 총을 만지며 놀까 봐 몹시 불안해한다.

실제로, 미국인 총기 소지 수는 3억 9천만 정으로, 미국 가구의 40% 정도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


어느 날 쇼핑몰에 갔다가, 여기서 총격이 일어난다면 난 어떡해야 할까 문득 상상해 본 적이 있다. 생각하기조차 끔찍했다. 그러나, 미국에 살고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볼 것이다.

미국의 학교에서는 1년에 두 번 정도 '락다운 드릴'을 실시한다. 학교에 총기를 소지한 사람이 나타났을 때를 대비한 훈련이다. 락다운 드릴이 시작되면 교사와 학생들은 교실의 문을 잠그고 조용히 있어야 한다. 이때 누군가 노크해도 절대 문을 열어서는 안 된다.

나는 아이들 학교 도서실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락다운 드릴을 경험한 적이 있다. 좁은 구석방에 다른 선생님들과 꼼짝없이 갇혀 있었는데, 실제 상황이라면 얼마나 공포스러웠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텍사스 주는 미국에서 총기 관련 규제가 가장 느슨한 곳 중 하나다. 작년 5월, 텍사스 주는 총기 소지 허가 없이도 권총을 소유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꼭 1년 만에 어제의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NRA(전미 총기협회)의 각성을 촉구하며, 총기 규제 강화를 위한 법률이 하루빨리 제정되기를 바란다.

얼마나 더 많은 어린 학생들이 총기 폭력으로 죽임을 당해야 하며, 생존자들은 언제까지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언제까지 무고한 생명의 희생을 지켜봐야 하는가.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일곱 살에서 열 살 사이의 꽃봉오리 같은 아이들이었다.

유밸디 커뮤니티의 롭 초등학교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가 여기 함께 있으므로 그들은 혼자가 아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모두가 반드시 마음을 합칠 것이다.


사진 출처 central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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