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김리온

육아 중에도 내가 좋아하는 공간을 잃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기띠를 하고 처음 미술관에 갔던 날, 낯선 내 모습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림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어요.

‘함께 가자,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이 책은 그날 이후, 아이와 함께 미술관에 다닌 기록입니다.

어떤 날은 전시보다 아이의 반응이 더 인상 깊었고, 어떤 날은 아이 덕분에 전에 보지 못했던 그림의 결을 느꼈습니다.


“미술관은 아이에게 어렵지 않을까?”

“뛰거나 떠들까 봐 조심스러운데…”

“언제쯤 함께 가면 좋을까?”

저도 그런 고민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엔 아이와 함께 다녀온 전시 이야기뿐 아니라,

장애를 가진 아이와 미술관에 가며 겪은 시행착오,

그리고 부모로서 조금은 실용적인 팁도 담았습니다.


예술을 즐기는 일상은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매주 미술관까지 가지 않아도 아이와 ‘보는 법’을 나누는 일은 충분히 아름답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렇게 함께 바라본 수많은 장면들 속에서, 우리는 위로받았고, 자랐습니다.

이 글이 아이가 있는 삶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으려는 누군가에게 조용한 용기 한 조각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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