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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mood Dec 14. 2021

덴마크 응급실 다녀온 썰

덴마크의 높은 세금, 난 찬성이오!



덴마크 살면서 나의 첫 응급실 기억은 연애할 때 지금의 남편이 무릎을 다쳐서 갔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응급실, 바로 어제였다.


출근해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예약한 그룹들을 위해 와인잔을 준비하고 있었다.

와인을 한 손에 두 개 들었을 뿐인데 갑자기 컵이 내 손 위에서 그대로 깨졌다.


OMG

주변 손님들은 다 놀라고, 나는 아드레날린이 폭발했는지 고통은 솔직히 느껴지지 않았고

그냥 F*CK -!-!-!

이와중에 감동적인 건, 셰프들부터 같이 일하고 있던 모든 동료들이 다 와서 챙겨줬다.

몸이 놀랐을 거라고 의자도 가져다주고 물도 가져다주고

다른 친구들은 손 지혈하고, 플래시 비춰서 유리조각 빼주고, 소독해주고 응급처치 다 해줬다.

난 정말 괜찮았는데 오히려 주변에서 나에게 릴랙스 하라고 계속 말해주고 쉬라고, 집에가라고 해줬다.

"안나 너는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타입인 거 같아, 이곳의 일은 걱정하지 말고 가서 쉬어"

겉으로는 찬바람 쌩쌩 불 것 같이 차가워보이는 유럽친구들이 츤데레처럼 챙겨주고 말해주니까 완전 감동 받았다........

인간미 넘친다.



여하튼 그렇게 일단 난 집에 왔고, 남편이 내 피범벅인 상처를 보자마자 바로 응급실에 전화를 했다.


덴마크에서는 응급실로 전화를 걸면 아주 극한 상황이 아닌 사건들은 최전방? 응급실 그다음 단계인 응급실로 연결해준다. 그곳에서 연결된 의사와 상처 사진을 찍어 보내 상태의 정도를 파악한다.

나의 상처를 사진으로 확인하더니, 깊어서 꼬메야 할 것 같다며 집에서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는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병원, 그곳 응급실에 한 시간 후 예약을 잡아줬다.



그렇게 예전에 남편 때문에 갔었던 그 병원 응급실에 올해는 나 때문에 왔다.

코로나로 환자만 실내로 들어올 수 있어서 남편은 밖에서 기다렸다.


전화로 진료했던 내용이 다 기록되어 있어서 다른 절차 없이 바로 의사를 만났다.

인생 처음으로 살도 꼬매 봤다.... 그것도 덴마크에서....

의사는 쿨하게 꼬매 주더니 더 궁금한 거 없냐고, 좋은 밤.. 보내라고 해줬다.

그렇게 그냥 병원을 나왔다.



정말 돈 쓸 일이 없었다.

병원에서 돈 이야기 안 하고 돈 걱정이 없다 보니 제일 좋은 건,

아플 때 고민, 걱정 없이 바로바로 병원을 찾을 수 있다는 거.

아픈 곳을 적극적이게 말해 받을 수 있는 치료를 다 받을 수 있다 는 것.

정말 아플 때 돈 걱정 하나 줄었을 뿐인데 너무 만족한다.


나뿐만 아니라 흔히 여기 있는 모든 유럽 및 외국인 친구들끼리 말한다.

뭐 언제 아플 거라고, 우리도 세금을 이렇게 많이 내야 해?


하지만 내가 직접 한번 경험해보니, 아주 작은 확률이라도 내 몸 아플 때 또는 사고가 났을 때 경제적인 걱정 없이 병원을 찾을 수 있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외국에서 살면서 아주 큰 스트레스, 걱정 하나를 줄여줘서 나는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덴마크 세금 높다고 앞으로 불평 안할게 !!


여하튼 병원에 안 가는 게 제일 좋겠지만! 건강이 최고다! 나부터가 더 조심해야지.






아 참, 난 파상풍 주사가 10년마다 맞아야되는지 몰랐다..

파상풍 주사 맞은 적 있냐고 그래서

응 아마..20년전에? 이랬더니

10년마다 맞아야해! 라면서

주사를 놔줬다... 근육통이 코로나 백신 뺨 친다

너무 아파..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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