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잘 그린 기린 그림이고 싶었는데..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의 어른이 된 걸까?
분명, 아쉽게도 내가 꿈꾸고 그렸던,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은 아니다.
실망 안 했다고 하면 그것도 거짓말인데, 그렇다고 막 싫은 건 아니다.
그래도 나름 좋은 점도 있으니깐.
어릴 때 그린 모습은 지금의 나이가 되면 멋진 직장인 여성으로
멋진 차도 몰고, 좋은 남자를 만나 사랑할 줄 알았다.
어린 날에만 그려볼 수 있는 모습이었던 걸까.
참 아쉽게도(?) 지금의 나는.. 예.. 모 그렇습니다.. 예..
(사실 뭐 나만 이런 거지 다른 사람들은 그러고 살고 있겠지.
근데 그건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깐~ )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지금 다시 꿈꾸고, 그려본다. 내 노년의 모습을.
노년에는 한적한 서울 외곽에 살면서 따뜻한 차 한 잔에,
차분한 대화를 나누고, 따스한 햇살 받으며 산보 다녀 돌아오는 길에
좋아하는 간식거리 사 들고 오는 여유를 느끼고 싶다.
밤에는 이불에 누워 ‘내일은 어떤 계절 간식을 만들어 볼까?’ 하며,
기대에 부풀어 잠들고 싶다.
이것도 지금이기에 때문에 감히 그려볼 수 있는 모습일 것이다.
그때 가면 또 다른 모습이겠지만, 그건 또 그때 가서 볼 일이고!
단지 나는 그때만큼은 꼭 그렇게 되어 있기를 바란다.
그때만큼은 ‘참 쉽죠~’라고 말하면서도 명작을 그려내던 밥아저씨처럼
말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혹시 어떤 모습을 그렸었고,
또 어떤 모습을 그리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