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그 순간만큼은 물살이 거칠지 않기를
산책이라도 하고 오면 그나마 나아질 줄 알았어요. 그러길 바랐죠.
어째서인지, 오히려 제 감정은 더 무겁고, 깊어져 버렸네요.
가진 것 하나 없는 주제에 어디 감히 기대를 가지려 했을까요
그나마 제 손에 쥐어진 것이라고는 절망뿐인데,
어디 감히 희망을 가지려고 했을까요.
나아지려 아무리 애를 써봐도 나날이 어두운 터널로 빨려 들어가는
일들만이 나를 찾아와요.
애를 쓴다고 쓴 게 너무 형편이 없어서인 걸까요?
잘 살지는 못해도 바르게 산다고 살았는데,
결국 지금의 이 자리, 이 상황뿐이네요.
그죠.
어떻게 저 같은 게 남들처럼 살려고 했을까요.
이젠 버티고 싶지 않아요.
버티고 버텨봤자 다시 제자리거든요.
그냥 이렇게 있다가, 흘러가는 대로 있다가
그냥 그렇게 흘러가 버릴게요.
다만, 흘러가는 그때, 그 순간만큼은 물살이 거칠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