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꺼지면 언제 켜질지 모르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걸 한다고 달라질 게 뭐가 있을까 싶다.
나는 이미 멈춰버렸고, 이만큼이나 도태되어 버렸는데..
그래서 지금만큼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평소의 루틴을 깨려 한다.
하지만, 내 정신은 왜 이리도 바쁜 것일까.
가만히 앉아 있어도,
가만히 누워 있어도,
가만히 천장과 벽만 바라보고 있어도,
분명 몸은 가만히 있지만 내 머릿속은 바쁘다.
내 육신과 상반되는 정신 덕분에 몸이 참 괴롭다.
이럴 때 내 정신을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다면
선택적으로 조절하고 싶다.
다만, 지금 그 스위치를 눌러 꺼버린다면, 언제 켜질지는 모른다.
이래서 스위치가 없는 걸까?
어쩌면 이대로 조용히 꺼져버리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다시는 켜지지 않을 것처럼.
조용히 아주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