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내가 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 일지도
나는 힘이 들수록, 부정적인 감정들이 쌓일수록
오히려 그것들 내 옆에, 내 눈에 잘 보이게 둔다.
차라리 그 속에 파묻히고 또 파묻히지,
잠시라도 일부러 이것들을 외면하거나 피하지 않는다.
주변에서는 이럴 때 가볍게 여행이라도 갔다 오는 것이
어떠냐고 묻는다.
나는 싫다.
이런 상황에 여행을 간다면, 나는 무거운 마음을 안은 채
영원히 돌아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또, 이 상태로 여행을 갔다 온다면,
나는 그곳을 온전히 느끼지 못할 것이고,
‘갔다 온다 ‘라는 말 그대로 다시 와야 한다.
그런 여행의 끝에는 결국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고,
돌아왔을 때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도 여전히 있다.
갔다 와도 그대로 인 것이라면,
애초에 이것들을 할 수 있는 한 빨리 해치우고,
그러고 나서 후련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여행을 ’ 떠나고 ‘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