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듯이
이젠 어떤 파도가 날 덮쳐도, 빠져나가고 싶지 않다.
이젠 그 어떤 일이 생겨도, 헤쳐나가고 싶지 않다.
더는 빠져나갈, 헤쳐나갈 힘이 없어.
애써 벗어난다 해도 난 결국에 다시 휩쓸릴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그 속에 깊이 빨려 들어가, 나오고 싶지 않다.
그냥 그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
그 속에서 사는 것도, 또 하나의 살아가는 방법일 수도 있잖아.
내 본능이 구태여 헤쳐 나오지 않도록, 빠져나오지 않도록,
날 깊이 삼켜라.
깊이.
더 깊이.
그게 원래 내 삶인 줄 알게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