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되어 버린 걸까
나는,
나의 도화지에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그리고 무궁무진하게 많은 그림을 그릴 줄 알았다.
어느 날부터인가 도화지에 검은 물감이
한 방울, 한 방울 튀기 시작했다.
흰 도화지가 검은 도화지가 될 만큼.
그래도 괜찮았다.
잘 말려서 그 위에 하양, 노랑, 빨강, 파랑 등
밝은 색의 물감과 크레파스로 나의 색을 바르면 됐으니깐.
그러나, 이젠 잘 말라가던 도화지에
어느 순간부터 구김이 지기 시작했다.
하...
그래. 괜찮아. 구김이 가도 괜찮아.
그 나름대로 잘 펴서 유니크하게 또 쓰면 되니깐.
그렇게 생각했다.
구겨지고, 펴고, 다시 구겨지기를 수차례 반복 끝에
결국 구겨진 선을 따라 도화지가 해져버렸다.
나의 도화지는 이제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다.
아무리 색을 입혀 보려 해도 해져버린 것은 어쩔 수 없다.
자칫 잘못 건들면 구멍이 나거나 찢어질지도 모르니깐.
이런 도화지를 버리지도, 쓰지도 못한 채 들고만 있다.
언젠가는 버릴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