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에 대해 공부하고 왔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남미에서 이제 중미로 넘어가는 여정이었다.
짧은 일정 속에 엄청 타이트한 출장 일정이었다. 페루에서 파나마로 가는 비행기까지 세어보니 한국(2)-브라질(2)-리마-쿠스코-파나마로 총 7번이나 탔더라. 나 빼고는 다들 지루한지 비행기 안에서 게임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치매 예방에 좋다고 특히 어르신들이 열심이었다.
파나마 입국 심사는 까다롭지 않았다. 그리고 파나마 공항 자체가 고속버스 터미널보다 못해 보였다. 5시간 동안 파나마에 머물러 있다가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넘어가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서둘러서 이동했다. 차는 파나마 여행사를 껴서 3시간 동안 현지 가이드 2명과 함께 이동했다.
파나마로 온 목적은 파나마 운하를 보기 위해서였다. 파나마 운하 덕분에 배들이 남미를 크게 돌지 않고도 대서양과 태평양을 가로지를 수 있게 됐다. 운하의 작동 원리는 다소 원시적이다. 내륙은 수위가 높고 바다 쪽은 수위가 낮다. 배가 수문 안으로 들어오면 배 뒤쪽에 갑문을 닫아 물을 막고, 배를 견인 기관차에 연결하여 반대쪽으로 이동시키고, 막힌 수문의 수위를 서서히 낮춘 후 수위가 바다 쪽과 일치되면 바다 쪽 갑문을 열고 배를 통과시킨다.
영화에서처럼 배 위에 사람들은 육지에 있는 우리들을 보고 손을 흔들어 줬다. 배 위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고달플까 싶다.
이명박 대통령도 왔다 갔다는 파나마 운하를 보고 난 후 영상실로 이동해서 파나마 운하의 역사에 대해 다큐멘터리를 15분 간 봤다. 다 보고 나서 영상실 불이 켜져서 일어나 보니 나 빼고 다 자고 있더라.
파나마 운하 근처에 또 새롭게 공사 중이었던 운하였다. 이 운하에 대한 설명도 엄청 열심히 들었는데 거의 다 까먹었다.
워낙 짧게 머물렀던 파나마였지만 핵심은 다 보고 왔다. 가끔 한국 남자분들이 자전거로 중남미 일주를 하는 걸 봤다. 조금만 자전거를 타도 엉덩이가 너무 아픈데 오랜 기간 동안 자전거로 이동을 하면서 중남미를 전부 둘러본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비용을 아끼려고 밖에서 텐트 치고 숙박을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다소 무모하고 저렴하게 여행을 다니는 나도 숙소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 아프지 않고, 안전하게 다니는 게 최선이 아닐까 싶다.
파나마 바로 밑이 콜롬비아였다. 파나마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3년 뒤 콜롬비아로 휴가를 올 생각도 못하고 아쉬움에 펑펑 울면서 비행기를 탔다. 그땐 정말 내 인생에 중남미가 이게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가고 싶으면 그냥 계획 잡아서 가면 되는 거였는데 왜 울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화통하신 사장님이 내가 몰래 우는 걸 보고 어쩔 줄 몰라하셨다. 나도 살면서 이렇게 울어본 게 처음이라서 당황스러웠다. 아쉬움에 눈물이 그냥 막 나는데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