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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Oct 21. 2022

내가 나 자신에게

미래의 나를 위해서 더 파이팅

그저 모든 일들이
무사히 지나가기 바랐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하루가 다르게 생겨났지만,

그때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1년이 지나도 끝은 쉽게 오지 않으니
부담을 내려놓으라고


처음 태국 공항에서 그들을 만난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이것은 쉽게 볼 문제가 아니었다.


내 구독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2인 1조가 되어 출장을 다녀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나 스스로가 도저히 납득을 할 수 없다.


게다가 그들은 나의 거래처들에게 또 한 번의 악질 루머를 퍼뜨리고 다니고 있다.

세상은 넓어도 업계는 좁다.

그것을 모를 리가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추접스럽게 다니는 것을 보니 이제 그들 스스로 한계에 부딪힌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에 돌아와서 나는 회장을 만났다.

회장은 회의실에 나를 제외하고 두 사람을 더 불렀다. 한 사람은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처럼 굵은 금 목걸이와 새끼손가락 굵기 정도의 금반지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 아저씨를 회장은 "깡패"라고 불렀지만 그의 명함에는 "영업"이라고 적혀 있었다.


깡패라는 단어는 참 정겹다.

내가 유치원 다닐 때였나? 관사에 사는 오빠들 따라서 오락실 가면 거기서 깡패들을 만나니 절대 다른 곳 들르지 말고 집으로 돌아오라고 엄마가 신신당부를 했었다. 그때 이후로 깡패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은 없다. 요즘은 깡패라는 단어 대신 조폭이나 건달을 사용하지 않나? 아무튼 "영업" 일을 하신다는 아저씨 한 분 그리고 법무팀 소속 1인과 함께 퇴근 직전에 회의를 했다.


회장 : 잡아 쳐 넣어야 할 놈들이 우리 시장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말이지. **야, **건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냐?

깡패 아저씨 : 사실 참 진행하기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회장 : 뭐가? 우리가 꿀릴게 뭐 있어? 우리만큼 1년 동안 깨끗하게 경영한 회사가 어딨다고 그래?

깡패 아저씨 : 그건 그렇습니다만... 감사원이나 조세 4국에서 나올 수도 있습니다

회장 : 걔네가 나온다면 나오라고 그래! 손가락, 발가락이 다 잘려도 된다고.
모가지만 안 잘리면 되는 거야!

깡패 아저씨 : 그게 참... 거기서 나오면 회사가 상당히 고통스럽습니다


올해 초 나는 회장을 호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회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사람인것 같다. 이제는 다른 사람의 귀와 눈을 통해서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들으면서 상황을 보고 방향도 잡고 있다. 현재 회사의 신용은 상당히 떨어져 있다. 국내 영업도 잘 뭉치지 못해서 매 달 적자인데, 나의 부서는 지난달도 영업 이익 8억을 냈다. 하찮은 월급쟁이인 나이지만 나라는 사람도 최고경영자라는 인간의 가치관과 생각이 올바르고, 나와 뜻이 같은지는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회사 안에서 만났고, 서로 필요에 의해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슨 드라이기로 싹 다 말려서 '관련자들을 다 엮어서 잡아 쳐 넣겠다'는 회장의 의지가 어디까지인지도 궁금하다.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자산가가 될지 역시 현재 그의 결정과 그릇에 달려 있다고 본다. 어찌 되었건 내가 업무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도록 내 뒤를 봐주겠다는 회장이 감사하기도 하다.


이렇게 거의 매일 박진감 넘치고 골치 아픈 상황 속에서도 나는 정말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정신없이 바쁜 것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고 즐기는 편이다.


그런데 아주 가끔은 이런 고민도 든다.

남들처럼 결혼을 하지 않고, 놀러 다니지 못하는 것은 상관없는데 이런 식으로 사는 방식이 옳은 것인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삶인지에 대한 고민이 들 때면 조금 생각이 많아지기도 한다.


하루하루가 모여서 내 인생이 완성된다.

무엇보다 가장 찬란한 지금 이 순간에 나의 모든 시간을 이곳에 쏟아붓는 만큼 누구보다 가장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2022년에 가장 많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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