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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Jan 31. 2022

1월의 끝자락에서

2월은 조금 더 편안할 수 있기를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대한 인생 역전의 판단 기준은 그것이 현실적이냐 비현실적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그 판단이 정도냐 사도냐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함이 그 생명임을 명심할지어다
<김구>




[박 부장님] [오후 7:42] 나서는 게 위험 부담 크지요

[소차장] [오후 7:42] 네

[박 부장님] [오후 7:42] 사실...... 

                               그들은 소차장이 상대할 만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박 부장님] [오후 7:42] 그들은 타짜입니다




어렸을 때 교도소 근처에서 살았던 나는,

나쁜 짓을 하면 당연히 경찰서에 가고, 교도소에 가는 줄 알았다.


사기꾼들은 얼굴을 보면 입이라도 비뚤어져서 다른 사람과 달리 얼굴이나 몸짓에서 표가 날 줄 알았는데, 남을 등쳐먹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온화하고 말발이 강했다.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사람들은 그의 언변에 다들 속았고, 그것이 진실된 것이라 믿었다.


나도 한 때는 그랬다.


한 놈을 고소하자니 걸려드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았다.

이 사람들이 전부 감옥에 가면 회사 이미지가 어떻겠냐고, 봐주자는 사람들의 의견이 많았다.


여기서 더 떨어질 회사 이미지가 있습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확실히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 가치도 다시 오를 겁니다


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조금이라도 혜택을 받았던 사람들은 이제는 나의 눈치를 보고 있다.

남의 불행과 불안을 즐기며 사는 내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한 달간 참으로 불편하게 살았는지 속이 많이 안 좋았다. 연휴 동안에 못했던 운동을 하면서 잠도 푹 자니 이제야 건강을 회복하는 중이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연휴 바로 전날에 출장나간 지방의 어느 한 회사에서 한 사람을 정면으로 마주쳤다. 다른 사람들과 담배를 태우며 웃으면서 대화를 하는 모습에 나는 이 사람이 제정신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일을 이렇게 그냥 덮는 것이 맞는 일인가 싶다.

종교시설에 돈세탁하여 엄청난 액수로 배부르게 살았던 자료를 언론에 배포해서 그곳이 세무조사를 받고 관련자들을 전부 처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한민국에 사기꾼 연합회가 있다면 나의 전 직장에 큰 표창장을 줘야 한다.

그들이 키워낸 사기꾼들을 잘 먹고 잘 살게 해 줬으니 그 공로는 인정받아 마땅하지 않나 싶다.


나의 2022년 1월은 이렇게 마무리가 됐다.

현재는 새로운 조직에서 파격적인 연봉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이번 달에 앞자리가 바뀐 월급을 받았다. 나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정도에 맞는 생활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현 조직이 나에게 거는 기대 이상으로 일도 잘해보고 싶다. 그것이 내가 나의 이전 조직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복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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