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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Feb 14. 2022

수상한 도시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주 부장님] [오후 7:26] J 일은.. **님이 알아서 잘하실 거예요. 회계사, 변호사 데려와서 파악 다 했다 하니 J가 회사에 도움이 되었는지 아니었는지 알고 계시겠지요 

[주 부장님] [오후 7:32] 그런데 J는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그분도 정말 만만치 않은 사람입니다. 자기가 비빌 곳을 엄청 찾고 있을 거예요

[주 부장님] [오후 7:33] S, C랑 같이 머리 맞대고 있을 수도 있어요 ㅎ

[주 부장님] [오후 7:34] 뭐 J가 S, C한테 한 일을 보면 우리는 그럴 수 없다 생각하지만... 그들을 궁지에 몰리면 다시 뭉치고 그럽니다 ㅎㅎ 

[Sorita] [오후 7:35] 에혀 참.... ㅠㅠ

[주 부장님] [오후 7:36] 그러니까 그들은 같은 부류라는 거예요 ㅎ




어렸을 때 엄마는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어도 내가 아름답고 좋은 것만 보고 들으며 자라길 바랐다.


이제야 돈과 권력이 법보다 우위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내가 너무 이르게 깨달은 것일까, 아니면 너무 늦은 것일까?


나랑 J의 인연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땐 내가 감히 이런 분과 통성명을 하고 함께 식사를 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나는 J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나의 지인은 그랬다.

그건 도움이 아니라 네가 운이 좋았던 거고,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는 나는 나대로 움직였으니 전혀 J에게 고마워하지 말라고 그랬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나 혼자서는 절대 하지 못했을 일이었고, 그땐 J의 힘은 그야말로 절대적이었다.

나의 가장 가까운 지인 두 분은 나에게 충고했다.

너무 믿지도 말고 너무 많은 말도 하지 말라고.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외근 중에 J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오늘 중으로 본인에 대해 소문이 들릴 텐데 그 어떤 것도 진실이 아니라고.

본인은 떳떳하고 모든 것이 조직을 위한 일이었다고... 그리고 나는 지금처럼 내 할 일을 충실히 하라고 조언을 건넸다.


이게 J와의 마지막 대화였다.

나의 구독자님이 말씀하신 대로 시간이 지나자 내가 힘을 쓰지 않아도 진실은 알아서 드러났고, J와 나의 짧은 인연은 이것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주 부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J는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다. 그는 그 나름대로 법적 절차를 준비하는 듯했고, 나는 이 싸움의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브런치의 많은 작가님들이 조직 생활에 염증을 느껴서 퇴사나 이직을 준비한다.

하지만 나는 과연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내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자 한다. 20대에는 1억 모으는 게 인생의 목표였다면 지금은 과연 평생동안 얼마만큼 저금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나름 스릴감 있고 박진감 넘치고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나의 인생 속에서 그냥 나는 원칙대로, 일 열심히 하면서 1분 1초도 허비하지 않고 살아보고자 한다.


왠지 나쁜 사람들 때문에 내가 염증을 느끼고 일을 그만둬 버리면, 금방 그들의 표적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하던가? 한번 그 끝이 어딘지 나와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가보려고 한다. 


 [정 전무님] [오후 3:02] 네
                                그놈이 특히 그런 놈입니다
                                나쁜 놈입니다
                                원래부터


어렸을 때 부모님이 항상 주의를 주셨다.

세상엔 나쁜 사람들이 많으니 누가 주는 거 함부로 받지도 말고 먹지도 말라고.

조기 교육이 영어 수학만 필요한 게 아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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