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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Feb 22. 2022

코시국에 떠나는 출장 준비 2

내 이름을 걸고 일한다는 것


나는 그의 이름조차 읽을 수가 없다.  
동지인 줄 알았으나 그 모든 순간 이방인이었던 그는

적인가 아군인가
<미스터 선샤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표정, 말투 그리고 행동에 속는다고 그랬다.


나 역시 아직도 믿을 수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믿고 싶었고, 이해하려고 했다. 내가 만약 Y와 같은 직업을 가졌다면 이 사람에 대해 더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에게는 정말 많은 미션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역병 속에서 나의 오래된 현지 동료들과 거래처들을 만나야 한다. 이 시국에 여러 국가를 방문하니 정말 마스크 한 장에 나의 건강을 걸었다고 봐야 한다.


침몰하고 있는 배 속에서 밖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곧 나아지겠지'라는 헛된 희망을 가지고 있는 나의 사람들을 절대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유진 초이 : 그러지 마시오. 준비 없이 나가면 귀하의 목숨만 위험해질 뿐이오  

애기씨 : 숱한 시간이 내겐 늘 준비였소

유진 초이 : 저 여인 하나 구한다고 조선이 구해지는 게 아니오

애기씨 : 구해야 하오. 어느 날엔가 저 여인이 내가 될 수도 있으니까
 <미스터 선샤인>


불과 몇 개월 전 내가 크게 당해보니 나는 정말 운이 좋았고 인복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감사히 받은 행운이 절대 헛되지 않게 나도 쓰임이 있고 싶다.


나는 현재 나의 이름을 걸고 일하고 있다.

시작은 부담이 많아서 몸이 고단하기도 했고 많이 아팠지만, 나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당당해지기 위해 내 이름을 걸었다.


작은 거래처 하나도 지나치지 않고 꼼꼼하게 살피고 응대해 주는 노력이 모여서 지금의 소차장이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더 큰 조직에서도 오로지 나를 위해 일을 하고 있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다. 주위 사람들의 오지랖이 충고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하지만 훗날 지금을 되돌아봤을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다.


가끔은 두렵다.

하지만 지금은 100세 시대니 비록 실패할지라도 지금보다 더 실력을 쌓아서 나아지자고 나 자신과 약속할 것이다.


저마다 제가 사는 세상이 있는 법이오.
제각기 소중한 것도 다 다를 것이고, 내 세상에선 조선도 가족도 부모님이 주신 이 머리카락도 다 소중하오. 나는 빈관 사장이 어떤 세상을 살아왔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내 세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소. 허니 내 앞에서 그리 위악 떨지 마시오.
<미스터 선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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