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에로멕시코는 오버부킹에 대해 해명하세요
1. 누가 봐도 신입인 티가 난 그 남자 직원은 내 수화물을 부칠 때 바코드 스티커를 붙이지 않았다
2. 내 뒤로도 줄이 길게 서 있었는데 어느새 카운터에는 나만 남아 있었다
3. 보고타에서 멕시코를 경유하여 서울로 돌아가는 티켓까지 보여줬지만 그는 내 좌석에 대해 책임지지 않았다
4. 그는 나에게 즉시 다음 편 비행기를 연계시켜서 같은 날 한국에 도착시켜 주겠다고 거짓말로 안심시킨 후 나를 사무실 앞에 1시간을 세워두었다
5. 나는 본인의 업무도 제대로 모르는 아에로멕시코 보고타 직원 Roger Smith 때문에 아직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나보다 키가 10cm는 작았던 그 소년은 내가 한국에서 보고타에 놀러 온 아시아 여자로 단순히 생각하는 듯 보였다. 나는 내 손에 들고 있던 이티켓을 돌돌 말아서 그를 코너로 몰아넣었다.
Sorita : 뭐라고? 며칠이라고?
아에로멕시코 Roger Smith : 23일이 가장 빠른 비행 편인데 하하 다시 한번 알아볼게. Just a second!
그는 이제야 내가 단순히 물러서지 않을 거라는 걸 아는 눈치였다.
그 후루도 몇 번이나 내 질문에 Just a second라고 지껄이며 사무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내 질문에 답을 했다.
Roger Smith는 사무실 앞을 지나가는 선임들에게 스페인어로 도움을 요청했다.
그 선임들은 나에게 다가와서 나에게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실실 웃으면서 설명했지만 이런 식의 아에로멕시코 보고타 직원들의 태도는 나에게 기름만 붓는 격이었다.
Sorita : 됐고! 다 필요 없어. 나 체크인한 네 잘못이야. 왜 오버부킹 한 거야?
아에로멕시코 Roger Smith : 그건 네가 잘못한 거야. 네 좌석 등급이 V라서 그랬어
그는 나에게 내가 비행기를 타지 못한 것이 내 탓이라고 그랬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생각나는 대로 한국어로 온갖 욕을 퍼부었다.
나야 보고타에서 떠나면 상관없지만 Roger Smith는 모든 항공사가 모여있는 곳에서 본인이 뭘 잘못했고, 고객에게 어떤 식으로 대했는지 뼛속 깊이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목까지 벌겋게 달아오른 그는 Supervisor를 불러왔고, 그 역시 사과 한마디 없이 사무적인 이야기만 했다.
아에로멕시코 Supervisor Santujo: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음 편 비행기를 마련해 주는 건데 그게 내일 새벽 1시 47분이야
Sorita : 그럼 나 멕시코 시티에서 인천 가는 비행기는 어떻게 된 건데? 그 비행기도 아에로멕시코라 너네가 책임져야해
아에로멕시코 Supervisor Santujo : 그건.... 미국이나 중국 경유해서 가는 건 어때? 네 여권 보니까 중국 비자 있던데?
Sorita : 이봐! 미국 경유해서 갈 거였으면 애초에 멕시코 시티를 경유하지 않았어. 미국 비자가 없고 팬데믹 상황에 쉽게 이동하려고 멕시코를 택한 거라고. 그리고 이 시국에 중국 가면 내가 한국으로 이동할 수 있을 거 같니?
Roger Smith와 아에로멕시코 Supervior Santujo는 입을 열면 열수록 나를 화나게 하는 굉장히 독특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이런 식의 대화를 2시간째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 Supervisor는 내 손에 250불짜리 항공 바우처를 주면서 이게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인데 이래도 내가 물러나지 않겠다면 여기서 밤새 같이 서 있자고 이야기했다.
Sorita : 아하하하하하하하 그래! 같이 서 있자! 나 새벽 1시 47분 비행기라 지금 7시간도 더 남았어. 시간도 많고, 보고타에 혼자라 외로운데 같이 있자
그는 한국인 여성의 광기를 느꼈는지 미간을 찌푸리고는 본인도 이제 일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저녁 식사를 할 수 있게 레스토랑으로 안내하고 돈을 지불할 테니 이걸로 끝내자고 했다. 멕시코 시티에 도착하면 아에로멕시코에서 더 많은 비행 편을 소개해 줄 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Sorita : 일? 그래 너도 일이 있겠지. 어떤 일 하려고? 또 오버부킹 해서 다른 승객들 비행기 못 타게 하려고?
아에로멕시코 Supervisor Santujo : 오버부킹이 아니야. 네 잘못이야.
Sorita : 아까 내가 비행기 탑승 전에 너네 모니터 다 봤고 사진도 찍어놨어. 빈 좌석은 없었고. 왜 오버부킹 했니? 네가 오버부킹 한 거 맞잖아?
나는 그제야 그에게서 사과를 받았다.
그리고 새벽 1시 47분 보고타-멕시코행 비행기 티켓을 받았다.
Sorita : 이게 뭐야?
아에로멕시코 Supervisor Santujo : 이번엔 좌석이 찍혀있어 (기존 내 비행기 표에는 STB라고 적혀있었다)
Sorita : 나 지금 9시간 동안 공항에 혼자 있어야 하는데 일반석에 앉으라고? 비즈니스로 내놔
아에로멕시코 Supervisor Santujo : 비즈니스는 이미 다 찼어
Sorita : 이 비행기도 또 오버부킹 되겠구나?
아에로멕시코 Supervisor Santujo :...... 최대한 앞 좌석으로 바꿔줄게
Supervisor는 내 캐리어 2개를 보고는 아에로멕시코 사무실에 두고 편하게 본인 직원하고 가서 밥을 먹고 오라고 했다.
Sorita : 내가 내 짐을 너네한테 맡기라고? 난 너네 안 믿어
아에로멕시코 Supervisor Santujo : 그럼 짐 들고 가던가
Sorita : 어, 내 건 내가 들고 갈 거야. 야! 너 이거 하나 끌어
내 체크인을 담당한 Roger Smith는 내 캐리어 하나를 끌고 식당으로 안내했다.
Roger smith : 밥은 4천 페소까지 먹을 수 있어 (13,000원 정도)
Sorita : 나 여기 별론데, 더 고급진 식당 없니? 나 원래 이런 데서 밥 잘 안 먹어. 사람도 많고.
Roger Smith : 흠.. 다른 곳은 사람들이 다 차서 대기 중이야
Sorita : 그럼 그냥 밥값을 내놔. 나 돈 필요해. 공항에서 알아서 먹을게
그가 쥐고 있는 지폐를 뺏으려고 하자 그는 기겁을 했다.
나는 외국에 나가면 한국인 여성들이 나처럼 피해를 당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서 국가를 대표해서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 않으려고 한다. 유색인종이라 오버부킹의 피해자가 된 건지, 여자라 그런 건지 나도 정확하게는 모른다. 하지만 나를 이렇게까지 열 받게 만든 것은 애초에 사과 한마디 없었던 아에로멕시코 직원들의 태도였다.
내가 직접 멕시코 시티에 있는 아에로멕시코에 찾아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제1 터미널에 있는 ANA항공에 가서 일본으로 가는 티켓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근데 아에로멕시코에서 ANA항공 티켓 비용을 대줄 수 있는지는 내가 멕시코에 있는 아에로멕시코에 가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Sorita : 나 지금 상황이 너무 이해가 안 가는 게, 네가 오버부킹해 놓고서는 왜 내가 모든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니?
아에로멕시코 Supervisor Santujo : 이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야. 정말이야. 바우처도 250불짜리 줬잖아
Sorita : 250불? 너 내가 지금 월요일에 출근 못 해서 미팅 다 깨지고 내 고객들에 제 때 대응 못해서 매출 떨어지는 손해는 어떻게 보상할 건데? 내가 한국에 가서 소송 걸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니?
아에로멕시코 Supervisor Santujo : 안타깝게 됐어
Sorita : 250불은 내 하루치 일당도 아니야. 너 때문에 지금 내 시간과 스트레스 그리고 코로나 검사까지 다시 해야 하는 비용은 어떻게 할 건데?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체크인 카운터에서 또 한바탕 했다.
나는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멕시코 시티에 갔는데 만약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없으면 어쩌나 싶은 불안함과, 아에로멕시코 보고타 직원들이 내가 조목조목 따질 때마다 대답을 하는 정보를 정리해보면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Sorita : 이 쓰레기 같은 바우처 줬다고 다 끝난 거라고 생각하지 마. 나 이 그지 같은 아에로멕시코 다시는 이용 안 할 거니까
아에로멕시코 Supervisor Santujo :......
이렇게 나는 다음 날 새벽 1시 47분에 보고타를 떠나서 멕시코 시티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위 글과 사진이 문제가 된다면 아에로멕시코 담당자는 연락 바랍니다. 현재 한국에 돌아가지도 못한 채 아에로멕시코 담당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