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시티에서 꼭 가봐야 할 곳_템플로 마요르

죽기 전에 멕시코 시티에 다시 오게 될 줄 몰랐어

by 문간방 박씨

멕시코 시티에 5년 만에 돌아왔다.

(오버부킹으로 일정에도 없이 멕시코 시티에 5일간 체류하기 전 이야기다)


5년 전 멕시코 시티에 왔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바로 템플로 마요르다

만약 멕시코 시티에 다시 가게 된다면 무조건 템플로 마요르에 꼭 다시 가겠다고 다짐했었던 적이 있다. 출장으로 온 멕시코이기는 하지만 이틀 간의 짧은 휴가 일정이 나에게 주어졌으니 나는 지체 없이 템플로 마요르에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템플로 마요르는 우리나라 뉴스에서도 가끔 방송이 되곤 한다.


템플로 마요르는 아즈텍 문명의 중심지로 20만 명의 인구가 살았던 테노치티틀란이라는 대도시였는데 1521년 스페인의 침략으로 고대 도시는 전부 파괴되었고, 스페인 정부가 대규모의 간척 사업을 진행하면서 현재의 멕시코 시티가 만들어졌다. 그 결과 아즈텍 문명의 중심이었던 테노치티틀란은 지하도시가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도 현재 종로 거리를 파헤치면 무수히 많은 유적과 유물이 쏟아져 나온다. (인사동에서 엄청난 숫자의 동전도 발견됐는데 작년에 고궁박물관에서 상설 전시를 했었다) 현재 정부 중심으로 종로의 옛 거리를 보존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미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서 온전한 발굴은 불가능하다. 멕시코 시티에 위치해 있는 템플로 마요르의 경우 종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워낙 범위가 광범위해서 언제 발굴이 끝날 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한다


테노치티틀란은 아즈텍 문명 당시 '텍스코코'라는 이름의 호수 위에 떠 있는 섬에 존재하고 있었는데 스페인의 침략으로 이 호수는 말끔하게 메워져 버렸고, 아즈텍 문명은 완전히 멸망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템플로 마요르는 파묻힌 역사의 한 현장이고 지금도 꾸준히 발굴이 되기 때문에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가서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템플로 마요르 입장시 물은 가지고 갈 수 없다. 휘발유일 수도 있기 때문에 소지할 수 없다고 하는데 역시 멕시코답게 별의별 범죄가 있나보다


멕시코는 모든 박물관에 입장할 때마다 소지품 검사를 한다.

'총'을 가지고 들어오지 말라는 표지판은 흔하게 보이고, '물'도 굉장히 예민하다. 5년 전 템플로 마요르를 방문했을 당시 먹다 남은 물을 뺏긴 기억이 있어서, 입장 전에 물을 원샷하고 들어갔다. 그런데 다른 관광객이 물을 숨긴 채 소지하고 있다가 물을 몰래 마시는 것을 본 멕시코 경찰관 두 명이 사정없이 제압해서 체포해 가는 것을 보고 식겁했다. 우리나라는 처벌 전에 이러시면 안 된다는 등 사전 설명이 충분할지 모르겠지만 멕시코는 말이 필요 없었다. 180cm 이상의 건장한 남성을 두 경찰이 끌고 가는 것을 보고 나뿐만이 아니라 현지인들조차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첫 시작부터 다소 박진감 넘치게 시작한 관광이었지만, 5년 만에 다시 찾은 이곳이 정말 좋았다.


멕시코에 오면 어딜 가나 보라색 나무를 찾을 수 있다. 저 나무도 역사와 함께 했겠지
멕시코시티 중심가에는 이렇게 지하도시가 묻혀있다. 이미 수많은 관공서와 호텔이 들어서 있기 때문에 발굴은 어렵지만 그 곳의 지하에는 여전히 테노치티틀란이 묻혀 있다
이 길을 다시 따라 걸으며 이 풍경을 눈으로 담게 될 줄 몰랐다. 일하면서 힘들었던 것도 잠시 내려놓았다
유적의 숫자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전부 박물관으로 모시지는 못했다. 아직까지 외부에 그대로 방치된 것들이 많으니 걸으면서 꼼꼼하게 살펴보자
스페인에 의해 훼손되지 않았다면 정말 엄청날 것 같은 유적이다. 아직까지 발굴 조사 중이라 천막으로 가려진 곳이 많았다
그 당시 여러가지 형태의 배수관이 있었다는 것 또한 정말 놀라웠다. 무너지지 않고 기특하게 남아준 돌다리가 감사하다
이 정도 규모의 배수관이 있었으니 테노치티틀란의 규모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전부 복원하려면 여기 건물들을 모두 파괴해야 한다
걷다가 중간중간에 이런 모형들을 찾는 재미도 있다. 서울의 종로 거리도 이런 식으로 발굴을 해서 대중에게 공개했으면 좋겠다
입장료는 5년 전보다 올라서 5천 원이다. 입장료를 아끼려고 밖에서만 훑어보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멕시코시티까지 방문했다면 커피값밖에 안 되는 입장료를 내고 꼭 들어와 보자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야 거대한 박물관에도 들어올 수 있다. 과거 멕시코 사람들의 사후 세계관이 어땠는지 잘은 모르지만 어딜 가나 해골이 참 많다. 옆의 독수리는 비의 신이다


이런 돌 상자 안에 아기자기한 돌로 만들어진 모형과 조개껍데기 등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멕시코에서 1주일 넘게 있었더니 이제 이런 모형들은 익숙하다. 왠지 과거 멕시코 사람들은 외계인하고도 접촉했을 것 같다
멕시코에는 비의 신이 참 많다. 이렇게 생긴 모형은 거의 다 비의 신이라고 보면 된다


박물관은 총 4층으로 되어 있는데 사진 찍은 것이 너무 많아서 다 올리지 못할 정도였다.

5년 전 처음 템플로 마요르를 방문했을 땐 14시간의 시차 적응이 너무 힘들어서 비몽사몽으로 봤던 기억이 난다. 시차 적응은 정신력으로 이겨내려고 애를 쓴다고 잘 되는 것이 아니다. 여유만 된다면 멕시코에서 3일 정도 푹 쉰 후에 유적지를 천천히 둘러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테지만, 나 같은 회사원은 시간이 전부 돈이니만큼 악착같이 찾아가서 봐야 하는 안타까움이 가장 크다.


이번에는 멕시코에 도착한 지 1주일 정도 지나서 시차는 완벽히 적응이 됐고, 나는 온전한 정신으로 하나하나 유적들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박물관은 각종 보물들이 넘쳐나니 여유 있게 2시간 정도 잡고 천천히 관람을 한 후 밖으로 나오자. 한참 당이 떨어질 때이니 금은방이 모여있는 곳 뒤편의 큰 길가를 따라 내려가면 곳곳에 'SANTA CLARA'라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여기 아이스크림이 정말 싸고 맛있으니 꼭 맛보도록!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아이스크림이 3천 원도 안 한다. 멕시코는 유제품이 정말 싸기 때문에 요거트랑 아이스크림을 매일 먹는 재미가 제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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