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도 이런 미술관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도전해봐?
혹시라도 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은 건 아닌지 호텔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다행히 수마야 미술관은 문을 열었다고 했다. 이 미술관 역시 두 번째 방문이다. 새로운 곳을 가야지 왜 간 곳을 또 가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수마야 미술관은 유럽의 유명한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명품들을 한 곳에 모아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에로멕시코 식사 바우처를 들고 둘째 날도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에 내려왔다.
식사 바우처를 내면 나의 방 번호와 이름 그리고 사인을 식당 직원들이 받아 가기 때문에 그들도 아이큐가 한 자리가 아닌 이상 내가 왜 이곳에 묵고 있는지 안다. 그런데 오늘도 식사를 마치자 다른 할아버지 한 사람이 와서는 팁을 요구했다.
아 놔 나 진짜 돈 없다고......
오늘도 뷔페에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채 허연 빈 그릇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곳이 많았다.
이렇게 일보다는 자기들끼리 모여서 잡담이나 하고 있는 직원에게 나는 팁을 절대 주고 싶지 않았다. 그들의 서비스 역시 내가 지금까지 다녔던 호텔 중 중하 수준이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식기가 깨끗하지 않았고, 제 때 컵이나 음료가 채워져 있지 않았다. 이 호텔은 멕시코 시티 공항 제1 터미널 바로 앞에 있다는 이유로 1박에 20만 원짜리 호텔이지, 나라면 절대 이 퀴퀴한 호텔에 묵지 않을 것이다. (만약 멕시코 시티 공항 근처에서 호텔을 이용하고 싶다면 제2 터미널 안에 있는 N*호텔을 이용하자. 가격은 20만 원 이하로 오히려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다)
별 시답지도 않은 인간들을 뒤로 한채 나는 오늘도 멕시코 시티 지하철을 이용해서 수마야 미술관으로 이동했다.
수마야 미술관은 멕시코 시티 부촌에 위치해 있다.
멕시코 사람들이 잘 살면 얼마나 잘 살겠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한국의 한남동이나 평창동 하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ㅈㄴ' 잘 산다. 동네 분위기와 공기 냄새부터 다르다.
카를로스 슬림은 로댕을 좋아해서 입구에서부터 로댕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카를로스 슬림은 빌 게이츠보다 부자라고 하던데, 전 재산이 76조 정도 된다고 한다.
본인이 좋아하는 예술작품들을 수집했기 때문에 이 미술관에 오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부터 시작해서 로댕, 루카스, 모네, 마네,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디에고 리베라 그리고 각종 옷과 가구 수집품이 빼곡하다. 총 작품 수가 66,000점이 넘으니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마야 미술관 역시 입장하기 전에 가방 속 소지품을 검사하지만, 음식이나 물은 따로 직원에게 맡기고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두 손 홀가분하게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니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꼭 수마야 미술관에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파리의 로댕 미술관보다 훨씬 수준급인 작품들을 전시해 놨으니 (파리 로댕 미술관은 입장료도 받는다) 로댕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맨 꼭대기 층 (아마도 6층?)만 둘러봐도 로댕과 그의 연인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까지 볼 수 있으니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수마야 미술관을 둘러보고 나서 호텔에 도착한 후 나는 아에로멕시코에서 제공해 준 석식 바우처를 들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들어갔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식당에 근무하는 할아버지 직원들 사이에서 나는 독특한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