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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Jan 21. 2020

도전에는 실패해도 일어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살아가는 이야기

한 회사에서 11년 간 버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끈기와 성실함 때문은 아니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는 세상 밖 맨몸으로 내던져지는 것에 상당한 두려움이 있었다. 처음 회사에 입사해서는 이제 막 초기 단계인 해외사업부에서 모든 것을 세팅하고 나 스스로 배워나갔다. 24살의 나이에 업무는 굉장히 벅찼고, 설상가상으로 사수도 그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고 뛰쳐나갔다.


지옥 밖엔 또 다른 지옥이 있겠지

고작 1년의 경력으로 또 입사를 위한 끝없는 심판대에 올라설 용기가 없었다. 이왕 안과 밖이 지옥인 거 돈이라도 주는 지옥에 머물기로 나는 선택했다. 사기업보다는 안정적이라는 공무원도 생각을 해 보고, 심지어 인터폴에도 지원을 했었다. 하지만 막연하게 될 때까지 공부를 할 자신이 없었다. 게다가 여성으로서 나이가 들면 취업이 더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에 나는 어느 회사를 가나 사람이나 업무의 강도는 비슷할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 하나로 버티기로 결심했다.


 사람 때문에 받은 상처를 사람 덕분에 치유받고 버텨나갈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동료나 후배들로부터 상처 받는 일도 있다. 하지만 과거만큼 나한테 심각한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과 나는 돈을 보고 모인  집단인 만큼, 내가 퇴근하고 나서 까지 신경을 쓰면서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건 나 스스로에게 못할 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완벽하지 못한데 남도 완벽할 수 없다는 기준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니, 그들의 단점보다는 장점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타인과 나의 다른 점도 보게 되면서 나의 부족한 부분을 고쳐 나가기 시작했다.


도전에는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구나 합격을 원한다. 하지만 나는 합격을 하더라도 100점을 받아야 하고, 게임을 하더라도 이기기를 원한다. 오랜 시간 일을 하면서도 울기보다는 물기를 택했고, 내가 맡은 일은 끝장을 봤다.


 작년부터  많은 도전을 하면서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결과들에 상처를 받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나는 실패했을 때의 그 참담한 기분을 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오답노트도 만들었고, 출퇴근 시간 동안 연습도 꾸준히 했다. 실패와 막연한 두려움이 너무나도 싫어서 정신적으로 편안함을 찾고 싶다는 핑계로 나는 그동안 도전을 게을리해 왔다. 어쩌면 나는 이 정도 되는 사람이니 나를 알아서 알아봐 주길 바라는 심보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오히려 실패를 통해서 알게 되는 나의 부족한 공간에 나만의 지점토를 두텁게 바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최선을 다 했으면 됐다"라는 말은 이제까지 내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질 못했다. 합격이라던가, 성과를 내었을 때의 쾌감은 내가 하루하루를 지루하지 않게 살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되어 주더라. 아마도 숨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나 자신에 대한 도전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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