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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Nov 13. 2022

엄마와 떠난 터키 1/2일 차

터키 입국 준비물은 아무것도 필요 없다

지난 3년 간 못 탄 비행기를 올해 몰아서 다 타는 걸까?

2022년에 KTX를 타고 휴가도 가지 못한 나는 첫 휴가를 '에티하드 항공-터키 항공'을 이용하여 이스탄불로 엄마와 떠났다.


아부다비까지 10시간 걸린다. 어렸을 적 만화에서 보던 순간이동의 마법을 내가 부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에티하드 항공은 처음 타본다.

에티하드 항공 이용 시 '대한항공'으로 적립할지, '아시아나'로 적립할지 선택할 수 있다. 당연히 나는 대한항공으로 적립했다.


기내식은 닭갈비였다. 빵에 발라먹을 생크림은 그냥 퍼먹어도 맛있었다


물랑루즈를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지금 봐도 명작이었다. 아부다비 내리기 직전 닭가슴살 식사를 한번 더 먹고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아부다비에 도착하니 한국 시간 새벽 2시였다.

피곤해 죽겠는데 정작 제대로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았다. 부자 나라라 에어컨은 역시 빵빵하게 틀어서 얼어 죽는 줄 알았다. 참고로 2022년 11월 12일 기준 아부다비의 기온은 35도다. 두바이 출장 글에도 올렸지만 두바이나 아부다비 방문할 때는 겉옷을 챙겨야 한다. 실내가 많이 춥다.


엄마와 나는 성격이나 체질이 다르다.

엄마는 더위를 많이 타고, 나는 추위를 잘 탄다. 엄마는 잠자리가 바뀌면 절대 잠을 못 주무시지만, 나는 피곤하면 어디서나 잘 잔다.


아부다비 환승 구역에서 3시간 정도 대기 시간이 있었는데 이 때도 쏟아지는 잠을 참지 못하고 그냥 아무 의자에 앉아서 잠이 들었다.


우리 집 단톡에 올라온 사진이다. 엄마는 본인 겉옷을 벗어서 내 다리를 덮어 주셨고, 롯데면세점 비닐가방까지 꺼내서 내 상체에 덮어 주셨다. 어찌나 곤히 잤던지 전혀 몰랐다


만약 혼자 출장을 왔다면 자다가 환승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엄마가 시간 다 됐다고 깨워서 서둘러서 터키향 게이트로 향했다. 이렇게 밤 비행은 힘들고 고된 일정이다.


탑승 시간이 지났는데도 게이트 문이 안 열려서 다른 게이트 사람들과 섞여서 난리였다. 엄마가 우리 비행기 뜨는 거 맞냐고 상당히 불안해 하셔서 내가 몇 번을 확인시켜 드렸다


출발 15분 직전에 게이트 문이 열려서 우르르 탑승했다.

드디어 아부다비 공항을 떠나 터키 이스탄불로 향한다.


얼른 터키에 도착했으면 좋겠다. 진짜 피곤해 죽겠다


하늘에서 바라본 아부다비다. 식사는 99% 밀가루였다. 버섯 몇 개 주워 먹고 치즈로 입가심한 후에 전부 버렸다. 터키까지 5시간 넘게 걸린다


엄마와 좌석이 떨어졌는데 내 옆자리에 아무도 없어서 다리를 뻗을 수 있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양말에 구멍이 났네


터키 시간 아침 7시 5분에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 이렇게 지도로 보니 정말 멀리 왔구나 싶다


엄마가 조사해 온 바에 따르면 터키 공항 입국 수속 시 '입국 수속 증명서'나 '건강 관리서?' 이런 서류를 온라인으로 작성해서 QR code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2022년 11월 12일 기준 이 두 가지 서류는 전부 필요 없다. 9월까지는 두 가지 서류가 필요했던 거 같은데, 코시국이 해제되면서 예전처럼 여권만 있으면 바로 입국 심사는 끝난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나가려면 공항버스를 타야 한다.

시내에서 트램을 타려면 터키 리라로 환전을 해서 카르트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고 엄마가 말씀하셨다. 공항에서 50불을 리라로 환전하려고 했는데 직원이 돈을 더 많이 환전하면 수수료 5% 이익을 준다고 해서 100불을 환전했다. 이 사건으로 엄마한테 인생 교육을 받았는데 이 이야기는 내일 적겠다. (참고로 공항에서 카르트 티켓도 신용카드로 살 수 있다)


공항버스 티캣은 신용카드로 두 사람 합해서 12000원 정도 나왔다. 시내까지 차가 밀리지 않으면 40분 정도 걸린다


공항버스에서 내린 후 트램을 타고 네 정거장 이동해서 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인 시간이 오후 2시라서 4시간 동안 호텔 주변을 돌아다녔다.


엄마가 선택한 호텔이다. 호텔 바로 옆에 과거 이집트에서 가져온 큰 탑들이 있다


2014년에 엄마는 터키를 떠나기 전 이 광장에 와서 석상들을 다시 둘러봤었다. (그때도 호텔이 이 근처에 있었다) 엄마는 이제 본인이 죽기 전까지 터키에 다시 올 일이 없다고 아쉬워하셨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오늘 엄마는 다시 이 광장에서 석상들을 둘러보며 '그때도 이랬는데!'라고 감탄하면서 이곳저곳 사진을 찍고 계셨다. 엄마는 모든 여행이 본인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거라고 말씀하시지만 정작 우리가 두 번 이상 가본 국가가 꽤 있다.


절단된 뱀 모형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나는 큰 감흥이 없다


엄마가 터키에서 양고기를 드시고 싶다고 해서 레스토랑을 찾아다녔다.

엄마가 봐 둔 식당이 있다고 했는데 수하물 안에 지도를 넣어두셔서 그냥 발가는 대로 돌아다니면서 찾아다녔다.


과거 귀족이 살았을 것 같은 대저택이 보수공사 중이다. 이 집도 탐나네. 터키는 미세먼지 하나 없이 맑다


이런저런 골목길을 돌아다녔다. 참고로 여자는 스카프로 머리를 가리지 않으면 모스크 실내에 입장 불가다. 스카프도 수하물 안에 있어서 이 모스크는 내일 다시 와야 한다


터키는 고양이들이 많다. 이런저런 골목길을 걷다가 100% 착즙 석류주스를 마셨다. L사이즈로 2개에 8천 원이다


과거 성벽 위에 건물을 지은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성벽이 내가 아는 그 성벽이 맞는지 아직 정확히 파악을 못했다


엄마가 꼭 가자고 했던 양고기 식당을 찾지 못하고 우리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양다리와 양고기 썰어놓은 것을 각각 시켜서 나눠먹었다. 2개에 35,000원이다. 고양이들이 자꾸 무릎 위로 올라와서 나눠 먹자고 하더라. 발은 씻었니?


비행기 안에서 잠을 충분히 자도 몰려오는 피로와 시차를 이기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다시 호텔로 이동했다.


과거 샘물이 나왔다는 곳인데 이곳의 물도 아무나 먹지는 못했을 거 같다. 화려한 지붕이 지금 봐도 세련미가 있다


8년 전 터키를 떠난 후 내가 묵었던 호텔 근처에서 유적지가 발굴되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난다.


이스탄불 시내도 땅을 파면 유물이 쏟아지는 걸 보면 서울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저 멀리 항아리 하나가 보이는데 꺼내보고 싶다


이렇게 터키에서의 반나절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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