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입국 준비물은 아무것도 필요 없다
2022년에 KTX를 타고 휴가도 가지 못한 나는 첫 휴가를 '에티하드 항공-터키 항공'을 이용하여 이스탄불로 엄마와 떠났다.
에티하드 항공은 처음 타본다.
에티하드 항공 이용 시 '대한항공'으로 적립할지, '아시아나'로 적립할지 선택할 수 있다. 당연히 나는 대한항공으로 적립했다.
아부다비에 도착하니 한국 시간 새벽 2시였다.
피곤해 죽겠는데 정작 제대로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았다. 부자 나라라 에어컨은 역시 빵빵하게 틀어서 얼어 죽는 줄 알았다. 참고로 2022년 11월 12일 기준 아부다비의 기온은 35도다. 두바이 출장 글에도 올렸지만 두바이나 아부다비 방문할 때는 겉옷을 챙겨야 한다. 실내가 많이 춥다.
엄마와 나는 성격이나 체질이 다르다.
엄마는 더위를 많이 타고, 나는 추위를 잘 탄다. 엄마는 잠자리가 바뀌면 절대 잠을 못 주무시지만, 나는 피곤하면 어디서나 잘 잔다.
아부다비 환승 구역에서 3시간 정도 대기 시간이 있었는데 이 때도 쏟아지는 잠을 참지 못하고 그냥 아무 의자에 앉아서 잠이 들었다.
만약 혼자 출장을 왔다면 자다가 환승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엄마가 시간 다 됐다고 깨워서 서둘러서 터키향 게이트로 향했다. 이렇게 밤 비행은 힘들고 고된 일정이다.
출발 15분 직전에 게이트 문이 열려서 우르르 탑승했다.
드디어 아부다비 공항을 떠나 터키 이스탄불로 향한다.
엄마가 조사해 온 바에 따르면 터키 공항 입국 수속 시 '입국 수속 증명서'나 '건강 관리서?' 이런 서류를 온라인으로 작성해서 QR code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2022년 11월 12일 기준 이 두 가지 서류는 전부 필요 없다. 9월까지는 두 가지 서류가 필요했던 거 같은데, 코시국이 해제되면서 예전처럼 여권만 있으면 바로 입국 심사는 끝난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나가려면 공항버스를 타야 한다.
시내에서 트램을 타려면 터키 리라로 환전을 해서 카르트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고 엄마가 말씀하셨다. 공항에서 50불을 리라로 환전하려고 했는데 직원이 돈을 더 많이 환전하면 수수료 5% 이익을 준다고 해서 100불을 환전했다. 이 사건으로 엄마한테 인생 교육을 받았는데 이 이야기는 내일 적겠다. (참고로 공항에서 카르트 티켓도 신용카드로 살 수 있다)
공항버스에서 내린 후 트램을 타고 네 정거장 이동해서 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인 시간이 오후 2시라서 4시간 동안 호텔 주변을 돌아다녔다.
2014년에 엄마는 터키를 떠나기 전 이 광장에 와서 석상들을 다시 둘러봤었다. (그때도 호텔이 이 근처에 있었다) 엄마는 이제 본인이 죽기 전까지 터키에 다시 올 일이 없다고 아쉬워하셨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오늘 엄마는 다시 이 광장에서 석상들을 둘러보며 '그때도 이랬는데!'라고 감탄하면서 이곳저곳 사진을 찍고 계셨다. 엄마는 모든 여행이 본인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거라고 말씀하시지만 정작 우리가 두 번 이상 가본 국가가 꽤 있다.
엄마가 터키에서 양고기를 드시고 싶다고 해서 레스토랑을 찾아다녔다.
엄마가 봐 둔 식당이 있다고 했는데 수하물 안에 지도를 넣어두셔서 그냥 발가는 대로 돌아다니면서 찾아다녔다.
엄마가 꼭 가자고 했던 양고기 식당을 찾지 못하고 우리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비행기 안에서 잠을 충분히 자도 몰려오는 피로와 시차를 이기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다시 호텔로 이동했다.
8년 전 터키를 떠난 후 내가 묵었던 호텔 근처에서 유적지가 발굴되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난다.
이렇게 터키에서의 반나절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