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도 물가가 많이 올랐어요
백종원이 터키로 신혼여행을 떠났는지 몰랐는데 엄마는 백종원이 신혼여행 때 묵었던 호텔과 이번 호텔 중에 어떤 곳을 고를지 고민을 많이 하셨다.
엄마가 호텔을 고르는 기준은 아래와 같다.
1. 최근에 지어진 호텔
2. 조식이 훌륭한 호텔
3. 욕조가 있는 호텔
이번에도 엄마는 네이버 블로그 후기들을 꼼꼼히 체크한 후에 신중하게 호텔을 예약하셨다.
침대가 작고 침구가 거위털이 아니었다. 게다가 욕조도 없어서 엄마가 불만이 많았지만 그래도 난방이 잘 돼서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식사는 딱히 손가는 게 없었다. 고기도 적색 6호가 가득 들어간 소시지뿐이었다. 엄마는 만약 다음번에 터키에 온다면 다른 호텔로 가겠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조식을 코스로 먹다 보니 차려주는 속도가 늦어서 엄마의 계획보다 40분 늦게 1일 차가 시작되었다.
오늘 첫 일정은 아야 소피아다. 아야 소피아는 호텔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다. 아야 소피아는 2014년에는 박물관으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지만 현재는 모스크로 변경이 되면서 무료다. 그래서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이 몰리는 단점이 있다.
아야 소피아에 들어가려고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담배연기를 직통으로 맞고 50분 넘게 서 있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엄마 앞으로 50분 내내 못 보던 현지인 커플이 끼어들었다. 나는 몇 초 동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 남자는 올블랙으로 허름하게 입었는데 여자는 머리에 칭칭 감은 스카프부터 가방 그리고 옷까지 명품이었다. 그런데 차림새가 명품이든 말든 나는 상관 안 한다. 이미 50분 동안 담배 연기 속에서 멘털이 반 이상 나간 나에게 새치기는 자비 없다. 한국말로 쌍욕을 해버리려고 엄마를 내 뒤로 숨기고 커플 앞에 서는 순간 그 커플이 알아서 엄마와 내 뒤로 줄을 서더라. 내 뒤의 외국인들은 호구인지 아무 말 안 하고 그냥 넘겼다. 이 커플은 남들이 1시간 이상 줄을 설 때 새치기로 10분만 줄을 서다가 아야 소피아로 들어갔다.
2014년에 엄마 손 잡고 아야 소피아에 온 기억이 난다.
그때는 2층까지 올라가서 동영상도 찍었는데 현재는 보수공사 중이라 1층만 올라갈 수 있다.
터키에는 고양이가 정말 많다.
모스크 안에도 기도하는 고양이들을 볼 수 있다. 사진을 찍어도 전혀 도망가지 않는다.
우리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패키지 여행객들은 1시간 기다려서 입장한 아야 소피아를 15분 사진 찍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나는 엄마가 아야 소피아에서 충분히 보고 사진 찍으면서 즐기실 수 있도록 여유를 드렸다. 솔직히 터키 여행 계획에 나는 하나도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는 게 나의 계획이다.
아야 소피아에서 동영상으로 추억을 남긴 후 밖으로 나왔다.
아야 소피아 근처에 술탄의 무덤도 있다.
이렇게 터키에서의 1일 차도 알차게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