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로의 본고장인 메데진에 왔다면?

콜롬비아에서 자유 시간 하루가 남았어요

by 문간방 박씨

다행히 실험 결과는 좋았다.

하지만 결과가 좋다고 그것이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어찌 되었건 이번 콜롬비아 출장의 미션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이제 콜롬비아에서 하루의 일정이 더 남았다.

항상 나는 새로운 곳에 가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해진다. 내가 언제 다시 메데진에 돌아올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콜롬비아에 세 번이나 방문하게 될지도 전혀 예상 못했다)


오늘 뭘 하고 싶냐는 거래처 직원의 물음에 나는 보테로 미술관에 가자고 이야기했다.

놀랍게도 현지 직원도 보테로 미술관은 지금까지 한 번도 방문을 안 했다고 한다. 콜롬비아에서 보테로의 위상을 떠올린다면 이건 마치 서울 시민이 남산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것과 비슷한 거다.


숙소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곳에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차로 이동을 하면 할수록 콜롬비아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분위기라 함은 바로 이렇다.


절대 혼자 걸어서 길을 다니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거리마다 노숙인들이 정말 많았다


저 사람은 죽을 때까지 저렇게 사는 것일까?


박물관 주변은 절대 안전하지 않았다.

구시가지인만큼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박물관에는 따로 주차 구역이 없었기 때문에 근처 공용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박물관으로 입장했다. 입장료는 외국인과 현지인이 달랐다. 외국인들에게 호의적인 것은 한국만 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박물관은 마치 덕수궁 미술관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우리나라도 이런 식으로 옛 건물을 잘 보존해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콜롬비아는 스페인의 영향을 받아서 건물 중앙에 분수대가 꼭 있다. 사방으로 키다리 야자수도 보인다


참고로 보테로 그림은 사진촬영 금지다.

처음에 뭣도 모르고 사진을 찍다가 걸려서 무지하게 혼이 났다. 그런데 스페인어로 혼을 내니까 무슨 말인지 이해를 잘 못해서 그런지 기분이 많이 나쁘지는 않았다.


돈을 찔러 주는데 액수가 적은 건지 여자가 관심도 없네. 보테로 특유의 과일 그림이다


이 그림은 보고타에 있는 보테로 미술관에서도 봤다. 참고로 보고타에서는 보테로 미술관이 무료다


뚱뚱한 여성과 비만한 개 그리고 오른쪽은 보테로 본인의 자화상이다


미술관을 둘러보다 보니 강당 같은 곳에 엄청나게 큰 벽화도 있었다.


원주민과 스페인 사람들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이런 그림은 중남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큰 덩치에 비해 앙증맞은 손이 매우 재밌다. 개인적으로 보테로 그림을 매우 좋아한다


미술관이 꽤 크기 때문에 빨리 지칠 수 있다.

지금이 한국은 새벽 12시라 저절로 하품이 나왔다. 시간만 많다면 좀 더 천천히 둘러보고 싶지만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미술관이기에 발걸음을 서둘렀다.


야자수는 정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쑥쑥 자란다. 얘네는 가만히 두면 어디까지 자랄까?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복도에는 보테로의 우람한 남녀 조각상이 있었다


작은 우산에 덩치 큰 여성의 부조화가 우습다


맨 위층에 보테로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나머지 층에는 다른 작가의 그림과 조각들이 있었다.


허접해 보이는 이 그림이 멕시코의 대표 화가인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이다


아래 그림의 작가는 잘 모르겠는데 그림이 너무 재밌어서 사진 찍었다.


평화롭게 저녁 식사 중인 드라큘라들을 바라보는 늑대 한 마리가 저 문 밖에서 보인다


늑대인지 들개인지 모르겠지만 순식간에 드라큘라들을 다 물어 죽였다


이건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다. 콜롬비아에서 만나니 더 반갑네


이건 딱 봐도 보테로의 작품이다. 그림이 다소 엽기적이다


이제 3층 관람도 끝이 났다


나는 추가 요금을 내고 특별 전시실도 들어갔다.

언제 또 오게 될지 모르는 곳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 돈이야 또 벌면 되니까.


콜롬비아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이다. 과거 과학자가 연구한 귀한 자료들이다


이 분이 식물을 채집하고 연구하신 분이다. 누가 그렸는지 정말 잘 그렸네


메데진 예술박물관이라고 써 둔 표지판이 완전 빈티지다. 꺠진 그릇까지 전시해놨다. 누가 깼니?


온전한 그릇이다. 바로 아래 와장창 깨진 그릇을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뒀다


내가 좋아하는 예쁜 잔과 도자기네


백 년은 넘은 건지 금장이 많이 벗겨졌다


그릇 윗부분이 깨져도 전부 진열을 해놨다. 오른쪽은 네덜란드 도자기처럼 보인다. 자세한 설명이 없더라


예쁜 촛대다. 왠지 프랑스 것 같다


1층에는 토기들도 전시가 되어 있었다.


딱 봐도 여자랑 남자 토기네. 오른쪽은 아이를 낳고 있는 여자다. 저 쪽에 머리가 나온 아기가 보인다


이렇게 나는 4층부터 1층까지 하나도 남기지 않고 꼼꼼하게 모든 작품을 둘러본 후 미술관 밖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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