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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문간방 박씨
Apr 13. 2023
보테로의 본고장인 메데진에 왔다면?
콜롬비아에서 자유 시간 하루가 남았어요
다행히 실험 결과는 좋았다.
하지만 결과가 좋다고 그것이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어찌 되었건 이번 콜롬비아 출장의 미션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이제 콜롬비아에서 하루의 일정이 더 남았다.
항상 나는 새로운 곳에 가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해진다. 내가 언제 다시 메데진에 돌아올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콜롬비아에 세 번이나 방문하게 될지도 전혀 예상 못했다)
오늘 뭘 하고 싶냐는 거래처 직원의 물음에 나는 보테로 미술관에 가자고 이야기했다.
놀랍게도 현지 직원도 보테로 미술관은 지금까지 한 번도 방문을 안 했다고 한다. 콜롬비아에서 보테로의 위상을 떠올린다면 이건 마치 서울 시민이 남산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것과 비슷한 거다.
숙소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곳에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차로 이동을 하면 할수록 콜롬비아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분위기라 함은 바로 이렇다.
절대 혼자 걸어서 길을 다니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거리마다 노숙인들이 정말 많았다
저 사람은 죽을 때까지 저렇게 사는 것일까?
박물관 주변은 절대 안전하지 않았다.
구시가지인만큼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박물관에는 따로 주차 구역이 없었기 때문에 근처 공용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박물관으로 입장했다. 입장료는 외국인과 현지인이 달랐다. 외국인들에게 호의적인 것은 한국만 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박물관은 마치 덕수궁 미술관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우리나라도 이런 식으로 옛 건물을 잘 보존해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콜롬비아는 스페인의 영향을 받아서 건물 중앙에 분수대가 꼭 있다. 사방으로 키다리 야자수도 보인다
참고로 보테로 그림은 사진촬영 금지다.
처음에 뭣도 모르고 사진을 찍다가 걸려서 무지하게 혼이
났다. 그런데
스페인어로 혼을 내니까 무슨 말인지 이해를 잘 못해서 그런지 기분이 많이 나쁘지는 않았다.
돈을 찔러 주는데 액수가 적은 건지 여자가 관심도 없네. 보테로 특유의 과일 그림이다
이 그림은 보고타에 있는 보테로 미술관에서도 봤다. 참고로 보고타에서는 보테로 미술관이 무료다
뚱뚱한 여성과 비만한 개 그리고 오른쪽은 보테로 본인의 자화상이다
미술관을 둘러보다 보니 강당 같은 곳에 엄청나게 큰 벽화도 있었다.
원주민과 스페인 사람들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이런 그림은 중남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큰 덩치에 비해 앙증맞은 손이 매우 재밌다. 개인적으로 보테로 그림을 매우 좋아한다
미술관이 꽤 크기 때문에 빨리 지칠 수 있다.
지금
이 한국은 새벽 12시라 저절로 하품이 나왔다. 시간만 많다면 좀 더 천천히 둘러보고 싶지만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미술관이기에 발걸음을 서둘렀다.
야자수는 정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쑥쑥 자란다. 얘네는 가만히 두면 어디까지 자랄까?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복도에는 보테로의 우람한 남녀 조각상이 있었다
작은 우산에 덩치 큰 여성의 부조화가 우습다
맨 위층에 보테로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나머지 층에는 다른 작가의 그림과 조각들이 있었다.
허접해 보이는 이 그림이 멕시코의 대표 화가인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이다
아래 그림의 작가는 잘 모르겠는데 그림이 너무 재밌어서 사진 찍었다.
평화롭게 저녁 식사 중인 드라큘라들을 바라보는 늑대 한 마리가 저 문 밖에서 보인다
늑대인지 들개인지 모르겠지만 순식간에 드라큘라들을 다 물어 죽였다
이건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다. 콜롬비아에서 만나니 더 반갑네
이건 딱 봐도 보테로의 작품이다. 그림이 다소 엽기적이다
이제 3층 관람도 끝이 났다
나는 추가 요금을 내고 특별 전시실도 들어갔다.
언제 또 오게 될지 모르는 곳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 돈이야 또 벌면 되니까.
콜롬비아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이다. 과거 과학자가 연구한 귀한 자료들이다
이 분이 식물을 채집하고 연구하신 분이다. 누가 그렸는지 정말 잘 그렸네
메데진 예술박물관이라고 써 둔 표지판이 완전 빈티지다. 꺠진 그릇까지 전시해놨다. 누가 깼니?
온전한 그릇이다. 바로 아래 와장창 깨진 그릇을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뒀다
내가 좋아하는 예쁜 잔과 도자기네
백 년은 넘은 건지 금장이 많이 벗겨졌다
그릇 윗부분이 깨져도 전부 진열을 해놨다. 오른쪽은 네덜란드 도자기처럼 보인다. 자세한 설명이 없더라
예쁜 촛대다. 왠지 프랑스 것 같다
1층에는 토기들도 전시가 되어 있었다.
딱 봐도 여자랑 남자 토기네. 오른쪽은 아이를 낳고 있는 여자다. 저 쪽에 머리가 나온 아기가 보인다
이렇게 나는 4층부터 1층까지 하나도 남기지 않고 꼼꼼하게 모든 작품을 둘러본 후 미술관 밖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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