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장인줄 알고 구입한 마작

마작할 줄 아는 사람??

by 문간방 박씨

회사에서 환율을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 나다.

한국은행 기준환율로 부서 매출과 마감까지 담당을 하다 보니 가끔 한국은행에서 환율을 고지하지 않을 경우 내가 전화를 해서 알려준다.

환율 아직 업데이트 안되어 있는데 전산팀에 확인 좀 해보시라고...

10년 9개월째 일을 해오면서 환율이 제때 고지가 안돼서 한국은행에 전화를 해 본 적이 딱 3번 있었다.


신용카드가 없어서 해외에 갈 때 항상 현금으로 환전을 해간다. 현금이 위험하다고는 하지만 나는 현금을 가지고 다녀야 불필요한 소비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 1주일간 머문다면 1주일 동안 하루에 얼마씩 쓸 건지 정확히 나눠서 가지고 다닌다. 나머지 돈은 여권과 함께 금고에 잘 모셔 둔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 돌아오면 외화가 많이 남는다. 외화 통장도 만들어 봤지만 얼마 안 되는 금액을 입금을 해서 한참 뒤에 찾아 쓰려고 하면 그 몇 푼 안 되는 돈에 수수료가 떼이다 보니 몇 백 원이라도 손해를 보는 게 영 마음에 안 들었다. 결국 내 서랍 안에 국가별로 외화를 구분해서 보관을 하게 됐고, 북한이나 이란에서 미사일을 쐈다는 뉴스가 나오면 외근 나간 김에 남은 외화를 팔아서 저금을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종각에서 스페인어 수업을 마치고 북촌에 놀러 갔다가 빈티지 샵에서 자개장을 하나 발견했다. 4개의 서랍을 보며 여기다가 외화를 정리해서 넣어놔도 되겠다 싶었다. 엄청나게 먼지가 쌓여있던 이 자개장은 못질 하나 없고 이어 붙인 곳 없이 한 나무로 깎아 만든 것이었다. 이 장을 사려고 번쩍 들었는데 안에서 요란스럽게 달그닥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랍 안에는 마작이 있었다.

서민이 들고 다니던 마작은 아닌 것 같다
못질 하나 없고 손잡이도 예쁘다
나무를 파 내서 자개를 박은 것 같다
처음엔 평범한 서랍장인줄!
직접 그린 건지 삐뚤삐뚤한 모양이 귀엽다
이 마작에 대한 설명은 못 찾았다
수작업인지 글씨가 조금씩 다 다르다
누가 얼마나 마작을 많이 했는지 그림이 많이 지워졌다
튼튼한 나무로 만들어진 마작통이 예뻐서 내 침대 옆에 뒀고 자기 전에 핸드폰을 여기 위에다가 둔다


우리나라 마작은 만수 패 36개, 통수 패 36개, 자패 28개, 꽃 패 4개 이렇게 총 104개로 이루어져 있다. 마작은 이 패를 4명이 각각 13개씩 나눠가지고 자신이 가진 여러 패를 통해 여러 조합을 맞춰 승패를 맞추는 놀이다. 중국 마작의 경우 여기에 40개의 패가 더 추가가 되기 때문에 쉽게 익히기 어려운 놀이다.


내 마작은 아래 104개에 3번째 서랍에 있던 36개와 첫 번째 서랍의 4개 즉 총 40개가 더 있어서 중국 마작이다.

자태 : 동, 서, 남, 북, 중, 발, 백이 4개씩 7개가 있다
만수 패 : 일만부터 구만까지 4개씩 9개가 있다
통수 패 : 일통부터 구통까지 4개씩 9개가 있다
20200326_201020.jpg 꽃 패 : 춘, 하, 추, 동 각 1개씩 총 4개가 있다

상아나 뼈로 만들어진 마작의 경우 가격이 상당하다고 하는데 내가 가진 이 마작이 플라스틱인지 상아인지는 모르겠다. 영화 색계를 끝까지 본 적은 없지만 탕웨이가 마작하는 모습이 참 예뻤던 기억이 난다. 나도 언제 마작을 배울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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