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캐묵은 감정의 이름은.

눈물이 나는 것을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by TIQUE

포트폴리오를 위해 예전 작업물이나 찾아보자 하는 마음에 클라우드를 뒤적여봤다. 2024년, 2023년, 2022년. 스크롤을 거슬러 올려보다 법원에 제출할 증거들로 모아놨던 내 사진들을 발견했다. 눈은 핏줄이 터져나가 온통 시뻘겋고 이마, 눈두덩이, 입, 콧등,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없는 나의 얼굴 이었다. 2년이 넘어 바라본 나의 얼굴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땐 왜 하나도 아프지 않았었는지 숨 쉬는 것도 고통이었던 그땐 그저 시간이 어서 끝나기만을 바라왔었다. 몇번을 실려갔던 응급실도 세번의 수술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저 그렇구나 하는 시간들의 연속이었을 뿐이었다.

그때의 기억을 끄집어 내는건 쉬운 일이 아닌것같다. 상처는 후유증을 남겼고 덤덤하게 그 때를 회상하는 글을 쓰는것도 아직은 할 수가 없는것 같다.

어리석고 미련한 나를 많이도 탓해왔다. 다 내가 잘못해서 내가 하지못해서 그런것이라고 나때문에 우리 가족 모두가 불행해지는 것이라고 나만 참으면 된다 생각했다. 이렇게 고통을 주고 괴롭히는 그 사람이 잘못한거라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언제나 항상 내가 문제라고 그는 말했다.

아이를 혼자 키우게 되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게 된 지금 생활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라도 하려 면접도 보고 사람들도 만나고 국비지원으로 수업도 듣고 있는 요즘이었다. 면접을 보러 다니는 동안 많은 분들이 함께 일하기를 원했고 혼자 있는 시간보다 해보자고 밖으로 나와 보통의 사람을 만나기 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옳은 사람들을 만나고 힘을 주는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한지 3개월 정도 된 것 같다. 다시 아이만을 온전히 바라보고 고개를 들어 길을 걸어 갈 수 있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은것 같다. 행복한 요즘이었다.

그러기가 무섭게 철컹- 한번씩 문이 열린다.

머리에서 생각을 하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나고 숨이 가빠오고 마음이 꽉 막혀 한숨만 한참 쉬게 된다. 슬픈건지 후련한건지 죄책감인지 그리움인지 뭔지 모를 감정을 알 수가 없다. 전문가의 상담에서도 듣고 있는 강의의 강사님들도 주변 지인들도 모두 똑같이 말씀해주셨다. 잘하고 있다고 나였으면 그렇게 버티지도 못했을 거라고, 내 마음을 내가 하고 싶은것을 나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잘하고 있다고 모두들 응원을 해주었다.사기를 당하고 폭력을 당하고 이혼을 하고 신용불량자가 되고 채권자가 찾아오고 지금의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 웃고 있는게 정말 괜찮아서 그런건지 걱정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안심시키기 위해선지 나는 항상 웃고 있었다. 항상 괜찮다고 말했다. 숨이 막혀온다. 반쯤 멀어버린 한쪽눈의 후유증으로 언제나 한쪽눈은 세피아 색으로 보인다. 덕분인지 세상이 맑게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게 내마음때문인지 단지 눈의 후유증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무거운 이 감정도 짜증나게 화가나는것도 슬픈것도 이따금 아파오는게 후회인지, 그리움인지 또 나는 미련하게 좋은것만 보려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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