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운 존재04.

그래도 괜찮다.

by TIQUE

속에서부터 곪아 있는 나에겐 아마 정상적이고 평범한 결혼이란 정상적이지 않았었던듯 했다.

정말 정상적이었고 다른 사람이 부러워할만한 결혼 이었다. 정상적인 생활이 정상으로 느껴지지않는건 내가 썩어있기 때문이었을까. 나라는 사람을 거쳐 진정 나에게 닿기란 순수하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꼬일대로 꼬였고 곪을대로 곪은 나는 사랑도 관심도 모든것이 그저 권태로울 뿐이었다. 시키는대로 바라는대로 모두가 원하는대로 나를 더 죽여왔고 좋은 며느리 좋은 아내만의 자리를 지켜왔다.

권태로움. 외롭진 않았다. 그저 지루했고 불안했고 행복이란걸 알 수가 없었다.

그러기를 7년-

무슨 일이었을까. 나는 사기도 당했고 협박도 당했고 아이를 낳았고 이혼도 하게 되었다.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그러는 동안 죽으려고도 했고 그러다가 살기위해 정신과도 다니며 바둥거렸다. 눈알이 빠져 수술도 하고 암도 걸리고 인생이 나에게 무슨일인가 싶었다.

아마 그들에게 나는 그래도 괜찮은 존재였나보다. 믿어주고 용서하고 기회를 주는것이 그들이게 쉽게 해도 괜찮은 사람이었나보다. 상처받지 않기위해 마찰을 겪지 않기 위해 최대한의 갈등을 피하며 살아 온 나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요구를 들어주고 수용하고 상대가 바라는대로만 하면 다 편안히 흘러갔는데 지금은 선을 넘어버렸다.

이런 사람이 있을까 했다. 도와주고 신뢰했는데 돌아오는건 거짓말과 비난으로 되갚아 주는 사람은 생애 처음이었다.

하늘이 도우신건지 아니면 버리신건지 나의 주변엔 나쁜 사람들이 없었다. 그런 나는 배 뒤집은 고슴도치마냥 연한살을 내놓은 먹이였을 뿐이었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만 노리고 착취하는 사람이 있었다. 다행히도 불행히도 나는 이제까지 만나지 않았을 뿐이었고 그 댓가는 참혹했다. 나는 5년을 지독히도 당했다. 마치 죽어야만 끝날것 같은 긴 시간이었다..

작가의 이전글우스운 존재.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