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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수진 Aug 03. 2021

엄마를 기록한다

유한한 시간


 그리운 팔월 ⓒ 방수진. 2021.






거실 한가운데서 고구마 줄기를 벗겨내는 엄마

“엄마!”하고 불러본다


목소리를 기억해두려고

얼굴을 담아두려고


어제의 엄마와 오늘의 엄마는 다르다


매일 늘어가는 나이테가 보인다

엄마의 얼굴

엄마의 목

엄마의 손에

삶의 흔적은 가득하고

엄마는 천천히 고구마 줄기를 벗겨내는 중이다


나는 그 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괘종시계가 정오를 알린다

어째서 시간은 유한한 걸까


사랑하는 엄마에게 나에게

거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정오의 빛

구름이 유유히 흘러간다


“엄마!”하고 다시 불러본다


엄마, 이제는 내 걱정 말고

엄마가 건강했으면 좋겠어


저기 저 높게 뜬 태양처럼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저 아이들의 명랑함처럼

엄마가 챙겼으면 좋겠어







꽃보다 아름다운 엄마 ⓒ 방수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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