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본 적 없이 내리는 평가는 곧 오만함
헝가리 거주 7년 차 한인민박 사장님의 인생 커피숍은
스타벅스 라테보다 못했고
지명도 모르는 이탈리아 소도시의 구글 평점 3.3의 카페는
편안함을 가져다주었고
만인의 낭만의 도시 로마는
지루하고 지저분했다.
스위스 그린델발트의 숙소에서만 보낸 4일은
최고의 여행 중 하나가 되었지만
그게 무슨 여행이냐는 낯선 이의 빈축을 샀고
세계 3대 패러글라이딩 성지라고 불리는 터키 페티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패러글라이딩이 아니라 해변가의 노을이었으며
치안이 가장 좋은 유럽이라고 알려진 동유럽에서
겪은 것은 총기 사고와 캣콜링이었다.
모든 건 그렇지 않을까.
당신의 최선은 누군가의 최악이 되고
나의 최악은 당신의 최고의 경험이 되는 것.
그렇기에 겪어본 적 없이 내리는 평가는 곧 오만함이 된다.
그렇기에 익명의 경험이 나의 결심을 심판하게 두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이제 그 오만함을 고이 접어 서랍 속에 가두기로 한다.
심판도 판사도 없는 무법지대에서 살아가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