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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May 31. 2017

길 위에서


나는 어디에도 있지 않다.


엉덩이를 붙이고

바람을 피해

숨을 고를 때

내몫의 온기를 고스란히 품을 수 있을 때

그대로 잠이 들고 쉴 수 있을 때

꿈꾸던 쉼이 찾아올 때


행복은 거기 있지 않았다.


난 뼈가 덜그럭거리고

살이 차져야

너를 생각한다.

눈 앞에 지평선이거나 능선이거나 수평선이 차올라야 너를 기억한다.


나는 길 위의 바람

뼛조각 같은 구름

눈물처럼 차오르는 강물

모퉁이에 서있는 버드나무

황무지의 돌부리를 기억한다.


정처없이 찾아가는

그리움의 음악

마른 갈잎 냄새 나는

평원의 너른 품

거기에만 네가 있고

내가 넘실거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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