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맛, 쓴맛, 떫은 맛은 나를 건강하게 만든다.
어쩌면 나는 십대 때 알았던 것들로 돌아가고 있다.
그때의 나는
유장한 삶의 물결이 두렵지 않았다.
그 무엇도 나를 쫄게 만들지 못했다.
오만하고 섬세하고 우뚝했다.
실패도 별거 아니었다.
나는 내 경험들을 언어로 종이접기한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날 이해 못해도
괜찮다.
내가 정한 사람들이 날 이해해주길 바란 것.
착오라면 그런 것이었겠지.
옹기종기 군불을 나눠 쬐는 게 행복이라고 배웠으니.
그러나 괜찮다.
나는 그 시도가 허망한 것이라 보지 않는다.
우리는 각자의 시선을 갖고
때론 기억이나 상상을 통해
잠시 눈길을 맞추기도 한다.
우연일 뿐이다.
그리고 기쁨은 정말 우연하다.
오늘 너를 만난 것.
나는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