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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Sep 11. 2018

3시의 글쓰기

재클린의 눈물 by 장한나

때론 마음이 등불처럼 보인다.

눈을 감았는데, 방에는 불이 켜진다.

둥글고 환한 빛.

너를 보냈는데

내 안에 너의 자리가 생기듯이

불꺼진 방에서도

환하게 빛나는 마음.


때론 마음이 가느다란 소리로 들린다.

작고 섬세한 음파들이 모여서

거대한 장벽이 된다

마음은 어쩌면 소리 자체인가

소리는  

늘 비상하지 않던가

성당의 첨탑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그레고리안 성가처럼.


재클린은

제 뼈로 마음을 긁어

눈물을 빚었다

마음이 부서지고

뼛가루가 떨어져

노래가 되었다.


한나가 긋는 재클린의 눈물에서

나는 키스의 맛을 떠올렸다.

머리 속부터 환해지는 쾌락의 냄새.

너랑 만나자마자

'오랫동안 못봐서 미안'이라고 말해줄 이는

바로 나였다.

혀의 뿌리가 오래된 고향을 기억해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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