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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May 27. 2019

네가 사랑하는 이는 누구인가?

그때의 나는 조절되지도 조율되지도 않았다.

충동이 경계를 깨고 담장 너머로 내지를 때.

조용히 외면하며 자신들의 리듬을 유지하던 그들이 눈빛이 떠오른다.

그들은 대화 중이었고,

집중해야했지만 지겨워져버린 (너무 쉽게 지겨움을 느끼는) 나는 내면의 감각을 느닷없이 큰 소리로 말해버렸다.  

굳이 원인을 알아내려고 하지 않겠다.

차라리 그들의 놀란 눈빛이 과연 나에 대한 의아함을 넘어

무례함을 떠올리거나, 내가 가진 천박함을 단박에 알아버렸을까 두려웠음을 고백하겠다.

파고 들어봤자 별게 없는데도

굳이 나는 모종삽을 들고 뿌리까지 캐낼 것인지를 가늠하고 있는 셈이다.


무엇을 하기 위한 발본색원인가.

있는 것을 없게 하기 위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원인을 찾다가 행복할 수 없게 되다니.


신기루. 거짓말과도 같은 존재에 기대어 통제하고 배열하고 조율하다가

나자신을 사랑할 수 없게 되는 지경이라니.


"그를 질투하지 않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 그냥 그를 사랑하면 되는 것이다" 신형철.

호연지기라고는 없는 소심한 도시의 아이가 작가를 질투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나도 사랑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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