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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Jun 22. 2019

나는 너에게 유일한 사람인가

"000가 이뻐? 내가 이뻐?" 수많은 남편이나 남자 친구들이 시험에 드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에는 흔한 몇 개의 모범 답안이 있지만

정답은 말로 전해질 수 없다.

상대의 반응은 당신의 말에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60조의 세포가 날마다 소멸하고 새로 나면서

60억 명 중 단 한 명으로서 구별되는 아이덴티티를 유지한다. 이것이 인간이다.

물론 닮은꼴 연예인들이 실제로 만나면 두상이 유사하니 음성도 유사할 것이고 근골이나 피부결도 유사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처음 본 사람들은 어쩌면 구별이 힘들지 모른다.

그러나  친구나 가족들은 심지어 그의 복제 인간을 가져다 놓아도 금방 그 그가 아니라는 것을 감지할 것이다. 인간의 고유성은 이토록 심오하며 섬세하고  감각의 영역을 넘어선다. 그래서 우리는 영원히 다시는 구현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너에게 나는 누구인가?

나는 너에게 유일한 사람인가?


질문을 던지는 이 순간 시간은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내 세포는 느슨해지고

별들을 서로 멀어지고 있다.


열역학 제2법칙은 그러므로

너의 감정에도 적용된다.

모든 것은 무질서를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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