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가 이뻐? 내가 이뻐?" 수많은 남편이나 남자 친구들이 시험에 드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에는 흔한 몇 개의 모범 답안이 있지만
정답은 말로 전해질 수 없다.
상대의 반응은 당신의 말에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60조의 세포가 날마다 소멸하고 새로 나면서
60억 명 중 단 한 명으로서 구별되는 아이덴티티를 유지한다. 이것이 인간이다.
물론 닮은꼴 연예인들이 실제로 만나면 두상이 유사하니 음성도 유사할 것이고 근골이나 피부결도 유사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처음 본 사람들은 어쩌면 구별이 힘들지 모른다.
그러나 친구나 가족들은 심지어 그의 복제 인간을 가져다 놓아도 금방 그 그가 아니라는 것을 감지할 것이다. 인간의 고유성은 이토록 심오하며 섬세하고 감각의 영역을 넘어선다. 그래서 우리는 영원히 다시는 구현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너에게 나는 누구인가?
나는 너에게 유일한 사람인가?
질문을 던지는 이 순간 시간은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내 세포는 느슨해지고
별들을 서로 멀어지고 있다.
열역학 제2법칙은 그러므로
너의 감정에도 적용된다.
모든 것은 무질서를 향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