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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Oct 16. 2019

발가락 명상

아들은 나를 닮았다.

세상을 잘 사는 방법이 여 있다고 말해도 막무가내다.

하늘만 보고 있다.

시간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못내 불안한지 발을 까닥이고 있다.

세상이 나를 치기 전에 있는 것을 다 버리고 벌거벗고 서있다.

진창이 튀어도 까닥도 않을 만큼

탄력있고 건강한 피부지만

진창에 빠지면 누구도 수가 없다.

제 빛을 감추고 흙빛을 띄고 있다.


아들아.

하늘이 높고 파랗지 않더냐.

네가 보는 것을 그냥 말해라.

땅에 쟁기질만 하는 사람들이

너를 광인 취급하듯.

땅 한마지기 없는 나도

자꾸 너를 내몰게 된다.

몸에 튄 진흙을 강물에 씻고

너는 길을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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