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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Apr 29. 2020

나는 살아있는가?

시간은, 그리고 공간은 왜 필요한가?


잠에서 깨어나 찰나의 순간 나는 늘 살아있는지부터 확인한다. 이것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죽음을 모르던 어린 시절부터였을까?


여하간 나는 내가 일어난 이 곳이 예상되는 그 곳, 자기 전에 저장해둔 그 장소와 같은지 판별한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시간을 가늠하고 시계를 확인한다.

눈을 뜨지마자 시간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그 순간을 받아들였던 때가 있었겠지. 그런 시절은 너무도 멀리 있다.


때론 엉뚱한 시간에 낮잠이 들어 비몽사몽간에 일어나는데,  이때의 망연자실함은 아마 시공간의 미확인이 이유일 것이다.

이곳은 어디인가? 시간이 파악이 안된 채 주변을 보면서 살아있다는 걸 믿기 어려워한다. 기억을 더듬는다. 짧은 순간 나는 뇌가 지워진 것을 느낀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때가 없는 시간과 어디도 아닌 공간에 던져져있다. 그렇다면 나는 의식일 뿐인가?

몸을 슬 움직여본다. 피부에 닿는 감촉과 근육에 주어지는 힘이 느껴진다.

아니다. 아직 죽지 않았다.

그제서야 기억이 깨어난다.


나는 마치 수면제를 털어넣고 위세척이 끝난 사람처럼 쓰린 위와 불특정한 부위들의 고통을 느낀다. 깨어났으니 이 사간과 공간에 다시 재진입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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