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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Jun 12. 2016

옅푸른색 잉크로 쓴 여자 글씨

그렇게 허위와 기만은 자기도 모르게 빨리 지나간다.

그것은 얼굴에 붙어버린 가면같은 것이라서

겁쟁이가 자기도 모르게 굴 속으로 쏙 들어가버리는 것 마냥

탄로와 비난을 피할 가장 작은 단서만으로도

새로운 기분을 순식간에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알아차린다는 것은 쓰라린 것이다.

그것은 잘 생기고 매력적인 얼굴에 아무 이유없이 스치는

낯선 낯빛.

기묘한 그 순간을 보면서도 상대는 그것에 대해 말할 아무 꺼리도

발견할 수 없다. 그것은 자신에게조차 허락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살아남는다는 것과 자신의 진실과 만난다는 것.

인생은 그 둘 사이의 줄다리기였다. 아니, 한쪽은 잊고 있었다.

만남은 언제나 타인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그의 삶에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그녀는

그가 겨우 만난 삶의 진실을 자신의 어두운 창고 안에서 꺼내어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압박하지 않았다. 

그는  모순인 채로 살아남았다.

어쩌면, 삶은 진실하기엔 너무 가혹한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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