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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Jan 17. 2017

리플리 증후군

반대편에 서서

자기가 하는 거짓말을 종국에는 사실로 생각하게 되는 병을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한다.


나는 반대다.

얘기를 튕겨내지 않고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면

누구든 신이 나서

점점 더 많은 얘기를 하게 된다.

상처가 된 이야기들은 더 그러한데

그런 일들은 누군가에게 이야기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이리라.

실제로 격렬한 감정은 주로 대뇌 피질의 도움 없이

편도체나 변연계의 작용으로 일어나는데

말을 하면서 좌뇌와 우뇌가 활성화되고

소위 생각할 때 쓰는 전전두엽이 정서를 조절해주고 감정을 인지적으로 정리해주어 크기를 줄여준다.


자꾸 얘기하다보면

어떤 부분은 왜곡이 된다.

그걸 내가 느낀다.

알면서도 그냥 패스할 때도 있다.

뭔가 극적 구성을 만들어낼 때

흡입력이 커지기 때문일 게다.


그런데 그러고 나면

나는 거품이 빠진 빈껍데기거 된 날 느끼게 되고.

그런 내가 거짓말장이가 된 것 같다.


네가 한 얘기들은 애초에 일어난 적이 없어.

너의 피해 망상이

너의 의존적 의사소통 방식이 불러 일으킨

오해일뿐이야.

넌 거짓말장이야.

이 허풍쟁이.


고개를 떨구고 울고 있다.

나의 진실을 나는 어떻게 증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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